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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체육회장 선거 '공개토론회' 막은(?) 시체육회

뉴스1

입력 2019.12.20 10:20

수정 2019.12.20 10:20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장인화 후보(왼쪽·기호 1번)와 정정복 후보 (기호 2번) © 뉴스1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장인화 후보(왼쪽·기호 1번)와 정정복 후보 (기호 2번) © 뉴스1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사상 첫 민선 부산시체육회장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진흙탕 싸움' 등 혼탁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정선거를 관리해야 할 부산시체육회 선관위는 대한체육회 공고 사항을 제대로 공지조차 하지 않는 등 논란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20일 부산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한체육회는 지방체육회장 선거 Q&A 제7차 자료집을 전국 각 체육회로 전달했다.

7차 자료집에는 앞서 부산에서 논란이 된 '공개정책 토론회'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다. 대한체육회는 '회장 후보자로 등록 후 선관위 의결과 후보자가 모두 합의한다는 전제 하에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는지'라는 물음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는 "회장선거관리규정 표준안에 명시된 선거운동 방법에는 공개토론회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후보자 모두 공개토론회를 합의하고, 언론사 주최‧주관 하에 취재 및 보도의 일환으로 후보자·언론사 기자·사회자·진행요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토론회에 한해 개최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정정복 후보가 공개 정책토론회를 제안했고, 장인화 후보가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데 대한 대한체육회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부산시체육회는 7차 자료집을 전달받은 당일 부산시체육회 홈페이지에 제6차 Q&A자료집을 공지했다. 6차 자료집은 공개토론회는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한체육회가 토론회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당일 토론회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시체육회가 토론회를 진행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6차 자료집을 올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체육회 선관위는 대한체육회 공고문을 각 후보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17일 공개토론회를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행정상의 착오가 있었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지역 체육회에서는 석연치 않은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에 두 후보가 사실상 합의했음에도 체육회가 앞장서서 이를 막는 셈이 돼 유권자의 알권리를 외면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현재 부산시체육회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앞서 정정복 후보가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던 박희채 전 생활체육회장과 단일화했다고 발표했지만, 한 언론에서 "박 전 회장이 단일화 한 적이 없다"고 보도해 논란이 됐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후보 단일화를 발표하기 전 분명 박 전 회장과 합의를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박 회장의 입장으로 인해 공식화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전 회장 측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부산시체육회 선관위는 '가짜뉴스'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 논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지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장인화 후보와 직전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을 준비했던 정정복 후보 모두 이에 해당된다.

이번 선거는 지방 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맡던 각 지자체 체육회장을 민간으로 이양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하기 위한 선거임에도 되레 정치권의 영향을 받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이번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는 장인화(1번), 정정복(2번) 두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장 후보는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 부회장, 정 후보는 전 부산시축구협회 회장 출신이다.

선거는 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대의원과 16개 구·군 체육회장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487명의 투표로 27일 1인 1표(무기명 비밀투표)로 치러진다.

부산시체육회장은 엘리트 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을 이끄는 수장이다.
부산에는 공식 등록된 엘리트 체육인이 7000여명, 생활체육인은 20만명에 이른다. 등록되지 않은 체육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연간 예산도 36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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