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으로 시작한 한·일 정책대화...5개월 전 '창고회의 때와 달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6 13:08 수정 : 2019.12.16 13:09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수출규제 관련 국장급 정책대화 
7월 홀대 논란 야기한 창고회의 때와 비교 
일본 측 수석대표 입구에서 서서 맞이
정상적 대화 양식으로 복귀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왼쪽)과 이다 요이치 일본 무역관리 부장이 16일 오전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리는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무역당국이 16일 도쿄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를 놓고 국장급 정책대화를 열었는데, 5개월 전 홀대 논란을 일으켰던 '과장급 창고회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연장 결정에 상응해 일본 측이 수출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 이달 중국에서 열릴 한·일 정상회의(24일 예상)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다 요이치 경산성 무역관리부장(국장급)이 회의실 입구에서 서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을 비롯한 한국 참석자들이 입장하자 악수로 맞이했다. 다른 일본 측 회의 참석자들도 회의 테이블 앞쪽에서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일동 기립한 상태였다.
이호현 국장과 이다 부장은 가볍게 웃으며 "굿모닝"이라고 짧은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이동했다.

16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한일 무역당국간 정책대화. 널찍하고 잘 정돈된 회의실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 7월 12일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일 실무협의 당시. 한국 측 회의 참석자들이 도착했는데도 일본 측 참석자들이 인사없이 정면만 응시하고 있다.

취재진에 공개된 건 회의 시작 전 약 5~6분이란 짧은 시간이었으나,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동 직후인 지난 7월 12일 같은 건물(경산성)에서 열린 과장급 회의 때와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대조적이다.

당시엔 우리 측 전찬수 산업부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회의실에 입장했는데도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 경산성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었다. 악수를 권하지도 않았고, 명함도 주고받지 않았다. 회의실 역시 창고에 가까운 정도였다. 회의용 의자 등 각종 비품들이 벽 한 켠에 쌓여있었고, 바닥은 제대로 청소되지 않은 채 어수선하고 지저분했다.

이와 달리, 이번엔 평소 경산상(장관)이 회의실로 자주 애용하는 잘 관리된 공간이었다. 물 한 잔 없었던 지난 번과 달리, 참석자들을 위한 에비앙 생수와 커피·얼음 등도 준비돼 있었다.

대체로 '정상적인 대화 양식'으로 복귀했다고 볼만한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회의엔 지난 7월 과장급 만남 때 일측 공동대표였던 이와마쓰 준 과장이 참석해 5개월 만에 달라진 대접의 '증인'이 됐다. 당시 우리 측 카운터파트너들은 이번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기존의 수출관리에 관한 양국간 정책대화를 기준으로는 7번째 회의다. 마지막 회의가 2016년 6월에 열렸으니 3년 6개월 만의 회의 재개다.

1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한일 무역당국간 정책대화. 사진=산업부 제공

사전에 발표된 대화 의제는 △민감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운용 △향후 추진방향 등 3가지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를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게 핵심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조치로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8월에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그룹A)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공급에 곧바로 타격이 가해졌고, 당장 공급에 문제가 없는 품목 역시 언제 수입이 막힐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이호현 국장은 전날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영이 정상적,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며 한국 수출 관리제도에 대한 일본 측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회의엔 일본 측에선 이다 부장을 비롯해 8명이, 한국 측에선 대표단 8명과 주일한국대사관 상무관, 통역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양측은 이날 저녁 무렵 결과 발표를 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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