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손바닥 탑승’ 편익 높아진 스마트공항… 해외진출 더욱 늘 것[인터뷰]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9 18:45

수정 2019.12.09 18:45

취임 1주년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하철·버스처럼 편한 공항 위해
14개 공항 정맥정보로 탑승수속
4차 산업혁명 기술 대거 접목해
탑승수속 자동화 시설 국산화에
해외 유수공항 건설·운영권 따내
9일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손 사장은 "내년 초부터 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손바닥 정맥만으로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사진=김범석 기자
9일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손 사장은 "내년 초부터 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손바닥 정맥만으로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사진=김범석 기자
안전과 편의, 포기할 수 없는 두가지 가치를 모두 취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은 없을까. 정답이 없을 것만 같은 이 문제를 두고 씨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손 사장은 틈만 나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공사 사장으로 일한 지난 1년동안 그는 정답을 찾았을까.

본지는 9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손 사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1년은 조직원들과 우리가 추구할 '미래가치'에 대해 공유하는 토대를 만든 시간"이라고 했다. 안전이란 가치를 바탕에 깔고 여객 뿐 아니라 항공사, 협력업체 등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고민했다는 얘기다.

공항 문턱을 낮추기 위해 공사 내부에 뿌렸던 '고민의 씨앗' 중에선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도 있다. 그는 "내년 초부터 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에선 생체 정보만으로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권에 등록된 손바닥 정맥 정보를 공유, '신분증' 없이 탑승수속을 하는 것이다.

손 사장의 '항공대중화'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그는 "집에서부터 항공기를 탈 때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거나 줄을 설 필요가 없는 '해슬 프리'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로드맵은 공사 시스템을 국제 표준으로 만드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사가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국산 무인 발권기가 대표적이다. 이 발권기는 이미 국제표준과 '굿 소프트웨어 인증'을 받았다. 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탑승수속 자동화 시설을 중소기업과 손 잡고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수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공사가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중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지난 11월 첫 삽을 뜬 페루 쿠스코 친체로 국제공항건설 프로젝트다. 마추픽추의 관문 페루 쿠스코 친체로 공항을 짓는 사업으로 건설 및 공정관리와 시운전까지 총괄관리 역할을 하는 PMO(사업총괄관리) 사업이다. 손 사장은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40년간 축적한 공항건설·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형 스마트공항을 수출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사는 에콰도르 만타공항에서도 오는 2050년까지 30년간 운영하는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그는 이런 해외사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결은 교육사업 등 '소프트웨어' 쪽의 노하우다.

손 사장은 "공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체기술로 항행안전시설을 개발하는 공항운영자이자 장비개발자"라며 "터키, 필리핀, 적도기니 등 장비 수출은 물론 콜롬비아 7개 공항 운영 컨설팅 등 해외공항사업 수주도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사는 내년 9월부터 4년간 중남미와 아프리카 개도국 항공분야 공공부문 종사자 약 80명에게 국내대학교 항공분야 석사 취득과정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며 "특히 공사의 '공항 일반구역 보안관리' 교육과정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인증을 받아 공사에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제 2, 3의 페루 프로젝트'를 공사에 발주할 '친한파'를 길러낸다는 얘기다.


끝으로 손 사장은 "올해는 일본 수출규제로 항공여객이 급감해 항공업계가 많이 힘들었다"며 "공사도 중국, 동남아로의 노선다변화, 지방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인바운드 여객 확보 전략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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