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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소매 판매 역대 최악으로 감소, 반정부 시위 영향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3 14:37

수정 2019.12.03 14:37

-지난 10월 홍콩 소매판매 규모 전년 동월대비 24.3% 급감
- 소비 둔화 → 실업사태 우려도
홍콩 소매 판매 역대 최악으로 감소, 반정부 시위 영향

[파이낸셜뉴스] 연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소비활동이 줄고 상인들도 가게 문을 닫으면서 홍콩의 소매판매가 역대 최악으로 감소했다. 홍콩 현지에선 이 같은 소매판매 둔화가 실업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홍콩의 10월 소매 판매액은 1년 전보다 24.3% 감소한 301억 홍콩달러(한화 약 4조5644억원)를 기록했다. 홍콩은 9월과 8월에도 전년대비 각각 18.2%, 23% 떨어지는 등 9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10월 소매 판매량도 26.2% 감소했다. 9월 -20.3% 대비 5.9%포인트 더 추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반정부 시위와 중국 위안화 약세로 전망이 어두워졌으며 이는 지출 약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주요 쇼핑몰부터 가족 운영 가게까지 소매업체는 지난 며칠 동안 문을 닫았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반정부 시위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관광 및 소비 활동이 심각하게 멈췄다”고 분석했다. 홍콩 정부는 이 같은 소매판매 감소가 노동시장과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또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통치권이 넘어간 이후 반정부 시위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3분기 기준 1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이번 회계연도에 15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 환경이 불확실하고 주요 거래 파트너의 거래 성장이 둔화됐으며 반정부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피해는 복구되지 않는 등 내년 홍콩 경제 전망은 도전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

반정부 시위는 관광객의 발걸음도 멈춰 세웠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10월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43.7% 줄어든 313만명에 그쳤다. 9월 34.2%에 비해 9.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같은 달 중국 본토에서 온 방문객수도 45.9% 축소됐다. 전체 줄어든 방문객 수의 76.1% 수준이다. 반정부 시위가 완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자, 중국 관광객 지출에 의존하던 대형 고급 소매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CNBC는 해석했다.

실제 보석, 시계 등과 같은 귀중품 선물 판매는 지난해에 견줘 42.9% 폭락했다.
의약품과 화장품은 33.5%, 백화점 판매는 31.1%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홍콩 소매 관리협회는 건물주에게 6개월 동안 임대료의 절반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CNBC는 일부 소매업체의 경우 직원을 해고하거나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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