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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도 '1일 1회 1알'로 일반 만성질환처럼 관리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1 16:31

수정 2019.11.21 16:31

복약순응도
길리어드사이언스 '빅타비'
길리어드사이언스 '빅타비'
중증 질환을 치료할 때 약을 잘 복용해야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복약순응도란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전문의료인의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알약 크기를 줄이거나, 복용 횟수를 줄여 환자의 복용을 돕거나, 제형을 바꾸거나, 여러 성분을 더한 복합제로 개발합니다.

치료제가 발달함에 따라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HIV도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알에 여러 성분을 담은 단일정 복합제(Sigle Tablet Regimen)의 개발로, 하루 한 번 한 알 복용으로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였습니다.


이전 HIV 치료는 칵테일 요법(HAART)으로, 30알 이상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또 먹는 순서, 음식물 섭취 여부 등을 번거롭게 따져 복용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HIV는 한번 치료제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제 선택이 중요합니다. 또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새롭게 출시한 '빅타비'는 단일정복합제 중 알약의 크기가 가장 작습니다. 알약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목 넘김이 불편하지 않고, 전체 약물의 용량도 더 줄어들어 장기간 복용에 따라 발생하는 독성 축적 문제도 개선됐습니다. 음식물 섭취에 관계없이 공복에도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1일 1회 1알 본인이 편한 시간에 일정하게 복용하면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환자 스스로 질환 관리와 치료가 어려운 고령질환 중에서는 치료제의 제형을 바꿔 복약순응도를 높인 경우도 있습니다.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 약물은 다른 약제들보다 복용법이 까다롭습니다. 생체흡수율이 낮아 경구투여시 공복에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고, 이후 30분 정도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합니다.

암젠이 출시한 RANKL 표적 치료제 '프롤리아'는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로, 골다공증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치료제는 골파괴 물질인 RANKL을 표적으로 작용해 골절 예방 효과를 나타냅니다. 6개월마다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주사 투여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고령환자들도 편리하게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또 여러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환자의 경우 복용하는 약제가 많습니다. 관련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는 72만 7374명, 여기에 고혈압까지 동반한 환자는 140만 7011명에 달합니다. 약제의 종류가 많으면 복용 방법 및 시간이 다르면 약을 제때 맞춰 먹기 힘듭니다.


화이자는 고지혈증과 당뇨병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이종질환복합제 '리피토 엠'을 출시, 혈당과 지질관리에 있어 복용 방법과 용법을 간소화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고지혈 치료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타틴계열약물인 아토르바스타틴과 경구용 혈당강하제 성분인 메트포르민 복합 제형입니다.
고지혈증과 제2형 당뇨병 동반 환자에게 1일 1회 복용만으로 지질 저하 및 혈당 조절 효과를 제공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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