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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실종 초등생 시신찾기 난항…경찰 "장소 특정 안돼"

뉴스1

입력 2019.10.24 16:45

수정 2019.10.24 16:45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사건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사건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시신찾기가 난관에 부딪혔다.

화성 초교생 실종사건은 화성살인 9차 사건이 발생하기 1년여 전인 지난 1989년 7월18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서 낮 시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김모양(당시 9세)이 실종된 사건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기수 수사본부장(2부장)은 24일 경기남부청에서 가진 5차 브리핑에서 "당시 수사관이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됐다는 지점과 이춘재가 유기했다고 한 지점과 100여m 차이가 발생한다"며 "정확한 유기장소가 특정돼야 수색작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경찰 대면조사에서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과 유류품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춘재가 특정한 지역은 현재 아파트가 들어섰고 사건발생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김양의 치마와 속옷, 책가방 등 유류품이 발견된 지역은 도로가 깔려져 있다.

경찰은 김양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지표투과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 GPR) 장비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수사기록상에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와 이춘재가 지목한 시신 유기장소가 달라 정확한 지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지역은 현재 아파트 단지로 변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수색해야 할 지 경찰로선 난감한 처지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시신찾기에는 수사본부도 답답한 상황이다. 이미 GPR까지 장비를 마련해 대기하고 있다"며 "현재 지형이 많이 변형된 점을 감안하면 100여m 차이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특정지점을 확인 중이다"고 강조했다.

GPR은 주파수를 땅속에 투사해 지표 내부에 변화가 있는지, 변형됐는지 등 일반적인 지층형태를 탐지해내는 장비다.

당시 수사관들이 김양의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당시 수사기록상에 김양 유가족에게 유류품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는 등 언급이 없기 때문에 알리지 않는 것으로 현재로써 보고 있다"며 "당시 수사관들이 30여년 넘은 이 사건에 대해 '기억이 안난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확인하고 있는 있다"고 답했다.

수사기록상에는 당시 경찰이 유류품을 국과수에 감정을 맡겨 감정결과 의뢰를 받았으며 그 중 3점이 인혈(人血) 반응은 있었지만 혈액형 판정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또 당시 수사관들이 김양을 '가출인'으로 분류해 실종사건으로 처리한 사실도 밝혀졌다.

실종되기 전까지 학교를 멀쩡히 다니던 김양을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해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을 두고 당시 수사관들의 부실수사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관계자들도 해당 실종사건에 대해 거의 기억을 못하고 있다"며 "당시 수사기록을 검토해 가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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