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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李총리 방일 앞두고 "韓과 대화기회 닫을 생각없어"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6 18:23

수정 2019.10.16 18:23

아베 총리,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 
이달들어 벌써 3번째 공개 발언 
이낙연 총리 내주 일왕 즉위행사차 방일시
아베 총리와 회담 주목 
강제징용 자산 현금화 전 마지막 출구찾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국회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국회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을 1주일 앞둔 16일 한·일 양국간 대화와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음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행사(22~23일)를 기점으로 양국간 대화 분위기가 만들어질 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국제법에 토대를 두고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려가는 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발언은 자민당 소속 마츠카와 루이 참의원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마츠카와 의원은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 즉위행사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데, 한·일 관계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22~24일 중 약 15~30분 가량의 짧은 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아베 총리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 또는 일·미·한의 협력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도 답했다.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표현은 지난해 일본 정부가 발간하는 외교청서에서 삭제된 표현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공식 문서에서 타국에 대한 '레토릭'의 삭제는 상대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 관계 악화를 방증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리스타트 잡페어'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리스타트 잡페어'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그랬던 아베 총리가 일본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한 건 이 달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일본 임시국회 개원 첫 날인 지난 4일과 8일에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한국 정부가 한국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이 변한 건 아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즉 국제법 위배라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바뀐 건 아니다.
일본 내 온건파들의 입장,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지역의 관광산업 타격,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 등을 두루 감안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 대법원에 압류된 강제징용 기업의 자산 현금화 조치에 앞서 마지막 출구를 찾아보자는 최소한의 외교적 제스쳐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함께 출석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내년 도쿄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한국 등 국제 사회의 여론에 관해 "(욱일기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게시하는 것이 정치적 선전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욱일기를 허용한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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