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세연 "한국당, '꼰대' 자각 필요…젊은 세대와 대화 출발점"

뉴스1

입력 2019.05.28 10:00

수정 2019.05.28 11:32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5.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5.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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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외연확장 위해 감정적 대응보다 냉철한 상황진단 필요"
"젊은 세대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면 문제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이균진 기자 = "저는 스스로 자각한 꼰대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꿈을 가져라'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젊은 세대와) 대화의 출발점입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은 전날(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배 세대의 희생과 노고에 대한 존경심을 계속 가져가면서 다음 세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2030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며 "그동안 (젊은 세대와) 접점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인식의 확장, 관점의 업데이트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된 김 원장은 지난 두 달 동안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창의적인 업무환경을 위해 스타트업이 주로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를 이용하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운영방식에 변화를 줬다.

이와 함께 한국당의 변화를 위해 '꼰대정당 탈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여의도연구원이 좋은 정책을 제시해도 젊은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한국당과 젊은 세대 사이의 괴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출발선에 함께 서야 정책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산업화·민주화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점을 익혀야 대화가 가능한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지금까지 출발선에 서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라며 "성과가 계량화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진단에 상당히 근접해가고 있다고 본다. (이런 노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하겠지만, 이전에 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다른 관점의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은 산업화 시대의 눈으로 문제를 진단하니 젊은 세대가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으로 본다.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초보적, 기초적인 노력부터 시작해서 정책으로 연결되는 지점까지 끌고 갈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 '꿈이 뭐냐' '희망을 키워라' '비전을 가져라' 이렇게 말하면 호응을 받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하면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줄 아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당의 정서였다면 여기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임명 때 조대원 고양정 당협위원장이 당내 반발에 부딪혀 낙마한 것과 관련해 "클리어된(정리된) 상태다. 지금은 각자 전문 분야에 맞는 업무 분담을 통해 연구원에 기여하고 있다. 당이 위축되면서 연구원도 위축돼 자원에 제약이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 두 달간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실험을 했다"며 "황교안 대표도 연구원의 방향 전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보이면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연구원의 변화 방향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는 정상화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을 선언하고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김 원장은 "총선까지 1년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황 대표 입장에서는 기존에 흔들렸던 보수층을 단단하게 결집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을 것"이라며 "이번 민생대장정이 흩어졌던 보수민심을 결집하는 계기로 삼았다면 앞으로 해야할 과제는 중도, 무당층으로의 외연확장이다. 그런 단계에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과 보수층이 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이해와 응원이 필요하다. 외연 확장 시도를 노선 이탈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런 시각 때문에 당의 외연이 넓어지지 못하는 것"이라며 "강성일변도의 투쟁만으로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자기 만족, 자기 위안, 일시적인 통쾌함을 얻기 위한 방법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책임있는 정당, 집권하기 위한 정당이라면 논리적,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한다. 과잉 발현되고 있는 감정적, 본능적 대응을 자제하고 냉철하게 현 상황을 진단해야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합당·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정책과 관련해서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게 기대감을 표출하며 자연스럽게 보조가 맞춰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연대와 통합은 없다고 했으니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책적으로 지향하는 노선은 비슷한 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조가 맞춰질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정국에 대해서는 "국회선진화법은 일방이 밀어붙이라고 만든 법이 아니라 숙의를 하라고 만든 법"이라며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다는 부분이 있지만 한국당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은 여야 4당에도 책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식에 어긋난 행위에 대해 침묵하면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또 모든 사태의 발단이 불법 사보임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법치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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