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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심장 명의] 불규칙한 심장박동 ‘부정맥’, 신생아도 걸린답니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7 18:36

수정 2019.02.07 18:36

허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심장 느리게 뛰는 서맥, 영유아는 호흡변화·청색증 등 동반
증상 지속시간 짧아 진단 어려워..운동할 때 힘 빠지거나 흉통 등 발생
소아청소년기 증상 부정맥으로 이어질수도
[소아심장 명의] 불규칙한 심장박동 ‘부정맥’, 신생아도 걸린답니다

태아나 신생아들에게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성인과 마찬가지로 태아부터 청소년기까지 어느 시기에든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부정맥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을 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아주 빨리 뛰거나 아주 느리게 혹은 혼합되거나, 정지해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허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는 7일 "영유아 및 소아청소년 시기엔 성인처럼 스스로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직접 위험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소아청소년기에는 적절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위험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기, 늦게 진단되는 부정맥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은 활동량이 적은 영유아기에는 증상이 심해 심부전으로 진행된 경우를 빼면 대부분 늦게 진단된다. 불규칙한 맥박에 대해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은 비교적 증상 호소가 정확해서 상대적으로 진단이 잘된다. 일부는 급사증후군(돌연 심장사)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QT 연장증후군(혹은 긴 QT 증후군), 카테콜아민성 다형빈맥, 브루가다 증후군, 부정맥유발성 우심이형성증, WPW 증후군 등이 있다.

또 심장 구조는 정상이나 심근에 문제가 발생하는 비후성 심근증, 확장성 심근증, 제한성 심근증등의 심근병증 등이 심실부정맥으로 이어져 심정지가 올 수 있다.

부정맥 질환은 유전자 이상과 관련있다고 알려져 있다.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경우는 수술 전에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도 심실빈맥, 심실세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선천성 심장병 수술 후 심장기능이 나쁜 경우 부정맥은 특히 더 잘 발생한다.

영유아에서는 심정지를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 심실빈맥, 심실세동, 심한 서맥이 있어도 진단을 못할 수가 있다. 증상을 호소하거나 객관적으로 증세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유아에서는 빈맥 혹은 서맥이 발생하더라고 활동이 줄어들거나 호흡변화와 청색증이나 창백함이 동반될 수 있는데, 증상지속이 길지 않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모를 수 있다.

또 유아기나 소아기에는 증상이 발생하고, 실신과 심정지로 이어지더라도 잠깐 기절한 정도로 착각할 수 있다. 특히 놀이기구에서 놀다가 정신을 잃게 되는 경우 충돌이나 외상에 의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설명하기 어려운 실신은 반드시 부정맥과 관련된 것인지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운동 시 발생하는 증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흉통을 포함해 불편감, 운동시 힘이 빠지거나 평소보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든지 갑자기 심장이 멎는다고 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하지는 않지만 심리적 감정적 자극이 부정맥 유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춘기에 동반된 심리적 문제일수도 있지만 심혈관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인공심장박동기 삽입하면 정상생활

하지만 미리 위험성을 진단하고 예방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소아 부정맥 전문가와 상의가 꼭 필요한 이유다. 간단한 심전도 검사부터 심장초음파, 24시간 심전도검사, 운동부하검사, 약물 유발검사, 부정맥 검사(전기생리학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한다. 최근에는 삽입형 부정맥 검사기계 (루프 기록기)를 소아청소년에서도 시행한다.

허 교수는 "태아기에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하고 출생 전후로 치료 계획을 세우고 관리한다"며 "소아청소년에서도 성인에서 하는 전기 생리학 검사, 3차원 지도 검사, 냉동요법,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선수가 되거나 위험한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 부정맥 발생 위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청소년기에 운동선수가 되려면 반드시 심장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운동선수에 대한 사전 검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부정맥 질환 중 서맥은 인공심장박동기 삽입 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박동기 관리만 잘하면 된다. 불규칙한 맥박은 자각증상이 심하거나 심장이 나빠지면 약물 치료나 부정맥 시술로 치료 할 수 있다. 빈맥 질환은 진단과 기저 질환에 따라 적절한 치료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발작성 빈맥 질환은 부정맥 시술로 치료 할 수 있다.
대부분은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를 시행하고, 일부 환자는 냉동요법을 이용한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돌연사 관련 빈맥질환은 위험군인 경우 삽입형 제세동기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는 심장신경절세제술(LCSD)이 시행되기도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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