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IMF "그리스 부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채무 경감 재촉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30 03:59

수정 2017.01.30 03:59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에 그리스 채무경감을 다시 촉구했다. 빚을 상당폭 깎아주지 않으면 강도 높은 추가 긴축이 이뤄져도 2020년대 중반 이후 채무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의 그리스 구제금융에서 IMF가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이하 현지시간) IMF 실무진이 작성한 '대외비' 보고서를 입수했다면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그리스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원리금 삭감이 없으면 그리스 채무부담이 지속불가능할 것으로 IMF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6일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IMF)의 860억유로 구제금융에 계속 참여할지 여부를 논의하게 되는 이사회를 앞두고 작성된 이 보고서는 현재 그리스의 채무부담이 '매우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IMF가 요구하고 있는 추가 개혁이 실행되더라도 채무상황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IMF는 그리스 경제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딛고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자가 자꾸 불어나 그리스가 부담해야 할 채무는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IMF 추산에 따르면 그리스 채무부담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의 170%, 2022년에는 164% 수준에 그치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2060년에는 GDP의 3배 가까운 275%에 이를 것으로 우려됐다.

IMF의 이같은 자체 평가는 향후 그리스 구제금융의 불투명성을 높이는 불안 요인이다. IMF를 시작으로 그리스 구제금융 탈퇴 도미노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IMF 평가대로라면 IMF는 자체 규약에 따라 EU가 주도하는 지금의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할 수 없다. 만약 IMF가 발을 빼게 되면 IMF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독일 등의 구제금융 탈퇴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IMF 보고서는 독일 등 유로존을 압박하는 용도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비록 이같은 야심찬 정책들이 정착되더라도 그리스는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채무 지속가능성을 재확보하기 위해 유럽 참여국들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고 이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원금 삭감 외에도 그리스에 대한 긴축 완화를 주장했다.

IMF는 그리스 시민들이 2010년 이후 지속된 경제위기로 이미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다면서 EU가 현재 요구하고 있는 것보다 완만한 재정긴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리스에는 연금 추가 개혁과 징세 개선에 나서는 한편 경제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취약계층을 위한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확보할 것으로 권고했다.

그러나 유로존의 입장은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6일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유로그룹은 채무비용을 제외한 그리스 재정흑자가 구제금융 계획에서 제시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낙관했다.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그리스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셸 사핀 프랑스 재무장관은 회의 뒤 올해 유럽내 잇단 선거로 인해 그리스 구제금융 프고그램 개선을 위한 협상의 문이 닫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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