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의대교수 오늘 휴진..정부, 법원에 증원 증거자료 제출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0 08:56

수정 2024.05.10 08:56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에 반발하며 10일 하루 동안 휴진에 나선다. 다만 휴진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 병원은 예정된 진료나 수술에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주 1회 휴진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30일, 이달 3일에 이어 이날도 적국적으로 휴진에 돌입한다.

전의비 측은 "전국적 휴진은 더 많은 대학이 참여하는 휴진을 뜻한다"고 했으나, 앞선 휴진 때처럼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교수들은 휴진에도 응급·중증·입원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유지한다.

소속된 전국 19개 의대 약 50개 병원의 교수들 중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중에서는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등 4곳 일부 교수들이 휴진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달 3일 교수 휴진으로 외래진료가 소폭 줄었는데, 이번에는 외래와 수술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도 병원 자체가 문을 닫는 일 없이 정상 운영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성모병원은 개원기념일을 맞아 오는 10일 오전에는 정상 진료하고 오후에는 휴무이다.

지방에서도 대규모 휴진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집단 휴진하는 진료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고, 울산대병원도 이달 3일 이미 휴진한 만큼 이날에는 휴진에는 동참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계명대의대 교수들은 이날 자율 휴진에 들어가지만, 이달 3일 휴진 때도 내과 소속 교수 일부만 휴진하면서 사실상 정상 진료가 이뤄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휴진 움직임은 있으나 정상 진료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의비는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하면 한발 더 나아가 '1주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까지 법원에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2000명에 대한 근거를 제출한다. 의사들이 대 증원을 논의한 위원회 등의 회의록이 없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정부가 '공공기록물관리법' 상 작성 의무가 있는 각종 회의체의 회의록은 모두 작성했다고 반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7일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를 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에 대해서는 회의록을 작성·보관하고 있다"며 "정부는 서울고등법원의 요청에 따라 회의록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한 의료현안협의체의 경우, 양측이 상호 협의해 회의록 대신 보도자료와 사후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를 공개해왔다고 전했다. 또 회의 종료 시 즉시 문안을 서로 협의해 회의 명칭, 개최 기관, 일시와 장소, 참석자 명단, 상정 안건, 주요 논의 결과를 담은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박 차관은 이어 "의료현안협의체가 의사인력 확충 등 의료계 내에서 민감한 사항을 논의하는 점을 고려해 자유로운 발언을 위해 녹취와 속기록 작성만 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각 계와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데 있어 회의록 기록에 대한 법정 의무를 준수하고 논의 과정을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날 의대 교수 2997명 서명을 받은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중단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과학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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