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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美 금리 인하 언제? 7~12월 사이 월가 전망 엇갈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4 05:00

수정 2024.05.04 05:00

美 금리 6연속 동결에 인하 시기 예측 쏟아져
11월 美 대선 감안해 그 전에 금리 안 바꿀 수도, 12월 첫 인하 추정
수치 따라 즉시 내릴 수 있어...7월부터 4회 인하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기준금리(5.25~5.5%)를 6회 연속으로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미 금융가의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 대선 전까지 금리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경제 지표가 나빠지는 즉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전까지 금리 손대기 어려워
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일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다음에 기준금리가 바뀐다면 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고금리를 언급하고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면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지만 1·4분기에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올해 6월 12일, 7월 31일, 9월 18일, 11월 7일, 12월 18일까지 5차례 남았다. 이 가운데 대선 전 일정은 6월과 7월, 9월까지 3차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보도에서 전날 파월의 발언을 지적하며 연준이 6~7월에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 6월과 7월에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3일 기준으로 각각 14.4%, 35.4%에 불과했다.

미 투자자문사 드레퓌스앤드멜론의 빈센트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머지 9월 18일 금리 결정에 대해 "2회의 대선후보 토론 사이에 끼어 있는 날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 결정에서 대중의 인식을 신경 쓴다"며 "대중은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연준이 내린 금리 결정의 배경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은 대중이 연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고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연준이 선거 전에 금리를 내릴 경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임기 내내 가파른 물가상승과 높은 금리로 중산층 및 저소득층에게 인기를 잃었던 바이든은 선거 직전이라도 금리가 떨어진다면 자랑할 경제 성과가 늘어난다. 반면 바이든을 깎아내려야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 금리 인하가 반갑지 않다. 이와 관련해 파월은 1일 발표에서 "우리는 국민을 섬기며 경제 전망과 위험의 균형에 영향을 끼치는 수치에 따라 결정한다"며 금리 결정과 대선이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은행은 이달 연준의 금리 동결 이후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역시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 같다며, 연준이 오는 12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예상했다. 다국적 투자은행 HSBC도 올해 1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독일 도이체방크와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 역시 올해 1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지난 2021년 11월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임 수락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AP뉴시스
지난 2021년 11월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임 수락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AP뉴시스

당장 7월부터 내릴 수도, 4회도 가능
그러나 연준이 더 빨리 금리를 내린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트럼프는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월은 정치적인 사람"이라며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등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은 트럼프 재임 시절이던 2018년에 취임했으나 금리 인하 압박으로 인해 트럼프와 갈라섰고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유임됐다.

미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2일 인터뷰에서 3일 발표되는 미국 4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숫자가 전월보다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그는 관련 보고서에서 "파월의 발언은 근원 물가상승 수치가 완화되거나 노동시장 수치가 약화되는 즉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리 견해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물가상승률 수치 하락과 고용 전망의 급격한 악화로 오는 7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1%p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일 보도에서 씨티그룹이 올해 4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며 미국 모건스탠리 역시 3회 인하를 예측했다고 전했다. 미 투자자문사 에버코어와 미 골드만삭스, 일본 노무라, 스위스 UBS은행은 올해 금리 인하가 2회라고 추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7월부터 금리가 내려간다며 "올해는 추가 진전이 없었지만 그래도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 목표 2% 달성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지며, 금리는 세 번 인하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5월 금리 결정 회의는 별로 눈에 띄는 사건이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개입과 경기부양을 추구하는 비둘기파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성명서에 지금까지 물가상승 억제에 '추가 진전이 없다'는 인식을 추가했지만, 파월은 기자 회견에서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메리클은 올해 금리 인하 시기로 7월과 11월을 꼽았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3개월 연속으로 시장 전망치를 넘겼다.
연준이 CPI보다 신뢰하는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3월에 전년 대비 2.7% 올라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

지난 1월 5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한 소매점에 직원을 고용한다는 간판이 걸려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AFP연합뉴스
지난 1월 5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한 소매점에 직원을 고용한다는 간판이 걸려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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