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말 억울하다" 대리주차 중 12대 추돌, 경비원·차주 벤츠 상대 '3억 소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3 05:20

수정 2024.05.03 13:11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하종선 변호사(오른쪽)가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벤츠를 대리주차하던 중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경비원 안모씨, 차량 주인 이모씨, 하 변호사. 2024.5.2 nowwego@yna.co.kr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하종선 변호사(오른쪽)가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벤츠를 대리주차하던 중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경비원 안모씨, 차량 주인 이모씨, 하 변호사. 2024.5.2 nowwego@yna.co.kr

[파이낸셜뉴스] 주차 관리를 하기 위해 입주민의 벤츠 차량을 몰다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사고를 낸 아파트 경비원과 해당 차량의 차주가 자동차 제조사 등을 상대로 수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낸다.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2일 벤츠 차주 이모씨(63)와 경비원 안모씨(77)를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나무 하종선 변호사는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판매사인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8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이씨의 벤츠 차량을 대신 이동시키다가 다른 차량 12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벤츠 차량은 한차례 세게 후진했다가 다시 앞으로 돌진했다. 그 과정에서 주차된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는 경비실에서 입주민 차량 키를 보관하다가 필요시에는 경비원이 차를 이동시키는 것이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경찰에 차량 속도가 갑자기 높아졌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후 경비원 안씨는 일을 그만뒀다.

하 변호사는 사고 원인이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씨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량이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뒤로 돌진한 점, 이후 변속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해당 차량이 갑자기 앞으로 돌진한 점, 사고 당시 차에서 엄청난 굉음이 발생한 점 등으로 볼 때 차량 시스템 결함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는 사고 당시 해당 차량에서 굉음이 나는 상황을 목격한 증인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그는 "경비원의 신체적 부상과 정신적 피해, 직장을 잃어 발생한 손실과 사고 차량의 환불액, 피해 차량의 수리비 등에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다음 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기 소송 규모는 3억원 상당이며, 이 가운데 차량 수리비는 최소 1억5천만원 정도다. 또 청구액은 소송 진행 과정에서 추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벤츠 본사와 벤츠코리아 대표, 담당 임원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사고기록장치(EDR)와 전자제어장치(ECU), 자동긴급제동장치(AEB) 등 벤츠 측으로부터 받아 추출해야 하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비원 안씨는 "브레이크를 꼭 밟고 살살 운전했는데 차가 쏜살같이 '쾅쾅'하면서 여러 대를 들이받고 멈췄다. 분명히 급발진"이라면서 "정말 억울하고 참담하다.
꼭 진실을 밝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아파트 경비원 안모씨가 입주민 차량을 대리 주차하던 중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은 경비원 안모씨가 직접 쓴 입장문. 연합뉴스
아파트 경비원 안모씨가 입주민 차량을 대리 주차하던 중 차량 12대를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비원 안모씨가 직접 쓴 입장문. 연합뉴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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