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김주철 중국 광저우 무역관장 "중국에 여전히 기회는 있다"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5 09:41

수정 2024.05.05 09:41


김주철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장이 5일 광둥성 광저우 코트라 사무실에서 중국 진출과 중국 시장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김주철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장이 5일 광둥성 광저우 코트라 사무실에서 중국 진출과 중국 시장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광저우=이석우 특파원】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중국 사업 환경과 여건은 나빠졌지만 현지화 등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주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중국 광저우 무역관장이 중국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던진 조언이다.

지난 5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캔턴 페어(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의) 폐막을 앞두고 현장에서 만난 김 관장은 "중국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관장은 상하이·칭다오·창사 무역관에서 15년 가까이 근무한 코트라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김 관장은 "낮은 생산 원가를 보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게는 맞는 말"이라면서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을 보고 투자한 기업들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 업종이 아직 중국에서 가능해' 하는데 여전히 선전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노동집약형인 봉제인형업의 경우,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우리 기업들도 있다"면서 "광둥성 둥관에 위치한 홍신 완구는 미국의 세계 최대 완구업체 타이(ty)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한 대부분의 봉제 기업과 달리 이 업체가 아직 광저우 둥관에 버티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주문에 대응 가능한 곳은 중국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 등 생산 원가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원부자재 조달과 납기, 품질관리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중국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 기업들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를 묻자 김 관장은 광저우와 인접한 포산에 위치한 철판 가공기업 P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P사는 당초 광저우의 일본 자동차 3사인 토요타, 혼다, 닛산의 차량 문에 사용하는 특수 철판을 가공해 공급해 왔다"면서 "중국 진출 후 이들 일본 차 3사에 대한 판매 호조로 매출이 계속 늘다가 2021년 중국산 전기자동차(EV)의 급부상과 함께 일본 차 3사의 매출 하락으로 매출도 급감하면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P사는 광둥성이 본사인 비야디(BYD)에 공을 들였고, 결국 2023년 말에는 BYD에 대한 매출이 기존의 일본차 3사를 합친 매출액의 기록을 넘어섰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지 상황에 대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등 현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중국 시장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달라졌을 뿐"이라며 "시장이 달라졌으면 우리도 방향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현지 기업의 부상과 발전을 더욱 눈여겨 보고, 그에 맞게 그들의 수요와 변화에 대응한다면 중국 시장은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중간의 경쟁과 갈등, 중국의 경기 회복의 지연 등 여러 사업 환경에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이런 속에서도 성장 중인 우리 기업들 또한 적지 않다.
중국의 스타 기업들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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