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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지는 與 소장파..영수회담·비대위원장 인선 놓고 쓴소리 봇물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30 16:20

수정 2024.04.30 16:20

국민의힘 내부에서 영수회담 및 비대위원장 인선 두고 비판의 목소리 터져 나와 영수회담 두고 "삼전도의 굴욕" 비판 "黃 선임? 말 그대로 퇴행"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4·10 총선 참패이후 주요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첫 영수회담을 비롯해 당내 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 등을 놓고 나름의 비판적 시각을 담은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통상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의 경우 특정 현안에 대해 갈등 기류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해 가급적 지도부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총선 참패이후 당 수습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기반성'을 요구하는 일부 소신파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앞으로 총선 참패로 이반된 민심 만큼이나 당내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월30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간 첫 영수회담의 성과와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을 두고 당내부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취임 2년 만에 열린 첫 영수회담을 두고 "소통의 첫 걸음"이라고 치켜세운 당 지도부와 달리, 당내에선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고강도 비판이 제기됐다.

당 지도부와 친윤 주류측은 첫 영수회담에 대해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1대 국회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로 나갈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일부 22대 총선 당선인들은 "삼전도의 굴욕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혹평했다.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당 지도부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들은 이 대표가 풀기자단까지 불러세우며 15분간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총선 민심 전달을 명분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전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민감성 이슈'들을 대거 쏟아낸 것을 놓고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간 '부실 대응'이 빚은 정무적 참사라는 것이다.

한 당선인은 "이게 무슨 삼전도의 굴욕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오히려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재선 당선인은 "선거 전에 이런 모습을 한 두번 보였으면 선거에서 이겼을 것"이라며 뒤늦은 소통 모드로의 전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 일각에선 첫 영수회담에 여당 지도부가 참석하지 못한 것을 두고 "여당 패싱"이라는 자조섞인 비판까지 나왔다.

이들 소장파 그룹은 6월말~7월초로 예상되는 조기전당대회를 관리할 황우여 새 비대위원장 지명을 놓고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비록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관리에 그치는 '실무형 비대위'라 할지라도 황 신임 비대위원장의 지명은 총선 참패이후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참신함과 쇄신에 대한 기대치를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주장이다. 다른 당선인은 "당에 참 사람이 없다"며 "국민들이 보는 모습은 구악 정치라고 보여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선 도전에 성공한 당선인도 "황 위원장 선임이 우려스럽다"며 "말 그대로 퇴행이다. 언제적 대표를 했던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다시 오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당 내부의 소신 발언을 놓고 총선 참패 이후 이반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성장통'이라는 시각과 함께 오히려 당의 일사분란한 응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되는 양상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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