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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비판 이재명, 차분히 답변한 尹 [첫 영수회담 스케치]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9 18:18

수정 2024.04.29 18:18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원내 제1 야당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초청했다. 현 정부 첫 영수회담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쏟아내는 작심비판에 윤 대통령은 차분히 답변했다.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청사 밖에서부터 집무실까지 이 대표 일행을 맞이했다. 29일 오후 2시 2분 이 대표와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진성준 당 정책위의장·박성준 수석대변인 등을 태운 차량이 용산 청사 앞에 도착했다. 오후 2시였던 영수회담 예정시간을 2분 넘긴 후에야 청사 앞에 도착한 것이다.

이 대표 일행이 청사 입구 앞에서 내리자마자 홍철호 정무수석이 이들을 맞이했다. 정현관 내부로 들어서서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영접했다. 정 비서실장과 홍 수석이 이 대표를 안내해 찾은 대통령집무실에선 윤 대통령과 이도운 홍보수석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2시 4분. 이 대표가 먼저 “아이고 대통령님”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오랜만입니다”라며 “선거운동을 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다들 건강은 회복했습니까”라고 안부를 물었다. 참석자들이 착석한 뒤 윤 대통령은 “편하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라”고 권하며 이 대표의 날씨 언급에도 “이 대표와 만나는 걸 국민들이 고대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날씨를 준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 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가라앉았고 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 순서를 양보하자 이 대표는 양복 안쪽에서 무언가 적힌 종이를 꺼내 작심발언들을 차례로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총선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라며 18분 동안이나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는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 등 민감한 사안들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모두 발언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지만,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 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별도 모두발언은 생략하고 곧바로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2시간에 달한 비공개 회담에서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독대를 하진 않았고, 이 대표 모두발언에서 거론된 사안들조차 시간이 부족해 모두 다루진 못했다. 특히 주목이 쏠렸던 특검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첫 영수회담은 합의문을 도출하진 못하고 상호 입장차 확인에 그쳤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브리핑에 나서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길게 입장을 설명해서 윤 대통령의 답변 위주로 (비공개 회담이) 진행됐다”며 “갈등이 첨예한 정국을 정상화해 정치를 복원하고 여야 협치를 위해 선의와 성의를 갖고 이번 회담에 임했다.
대통령실은 협치의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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