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어린 죠스가 따뜻한 해안가로 몰리는 이유? [알송달송 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05:00

수정 2024.04.23 05:00

백상아리 22마리 센서 달아 추적
해수면 따뜻한 여름에 주로 서식
겨울엔 일시적으로 연안으로 이동
새벽·황혼땐 먹이 잡으러 깊이 잠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해양 과학자들이 캘리포니아 중부 산타바바라 근처 파다로 해변에서 서식하고 있는 어린 백상아리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에밀리 스펄젼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해양 과학자들이 캘리포니아 중부 산타바바라 근처 파다로 해변에서 서식하고 있는 어린 백상아리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에밀리 스펄젼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 귀여운 뚜 루루 뚜루, 바닷속 뚜 루루 뚜루 아기 상어'
어린 자녀나 조카가 있다면 한번쯤 들어본 노래입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노래죠. 여기에 나오는 백상아리는 예전엔 영화 '죠스'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상어로 인식돼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얼마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지난해 동해안에서 신고된 29건의 대형 상어류 중 혼획으로 신고된 14건이 어업인이나 물놀이객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포악 상어류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2022년에 1건 신고된 것과 비교해 많이 늘어난거죠.

상어들은 우리가 발견한 것에 비해 더 많은 수가 우리 해안가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어들은 왜 해안가로 몰려들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해양 과학자들이 '해양과학 프런티어(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6세 백상아리는 수온이 따뜻하고 얕은 해안 1㎞ 이내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백상아리는 고래와 달리 태어난 후 어미의 보호 없이 혼자서 자랍니다.

연구진은 '백상아리 보육원'이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중부 산타바바라 근처 파다로 해변에서 백상아리를 살펴봤습니다. 이를 위해 어린 백상아리 22마리에 센서 송신기를 달아 움직임을 관찰했습니다. 센서 송신기는 실시간으로 지역 수압과 온도를 측정하고 해안선을 따라 약 5.5㎢에 걸쳐 퍼져 있는 수신기로 백상아리의 위치를 추적했습니다.

따뜻하고 얕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산타바바라 근처 파다로 해변에 어린 백상아리들이 모여들고 있다. 패트릭 렉스 제공
따뜻하고 얕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산타바바라 근처 파다로 해변에 어린 백상아리들이 모여들고 있다. 패트릭 렉스 제공

관찰 결과, 어린 백상아리가 다 자란 백상아리보다 훨씬 더 얕은 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겨울철에는 일시적으로 이 지역을 이탈해 연안 해역에서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어미들은 이곳에서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어린 새끼들은 홍어, 가오리,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물고기 등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는 새벽과 황혼 무렵에 가장 깊은 곳까지 잠수했습니다. 그리고 태양이 가장 뜨거웠던 오후에는 수면에 가장 가까운 깊이 0~4m으로 이동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움직임은 아마도 체온을 높이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에밀리 스펄젼 박사는 "어린 백상아리가 모여드는 이유가 따뜻한 해수 온도만은 아니지만 핵심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에 연구한 결과가 해양 온도 상승과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백상아리를 보존하고 사람들이 위협적인 상어와 만나는 것을 최소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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