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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술판 논란' 점입가경 ..."물리적 불가능" 檢에 "직원이 검사 요구 뿌리칠 수 있나" 재반박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8 14:41

수정 2024.04.18 14:41

변호인 18일 10페이지 분량 입장문 공개
"6월 30일 지목한 적 없음에도 엉뚱한 반박"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청사에서 술을 마시며 진술을 회유당했다고 주장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하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검색대 직원이 검사의 요구를 완고하게 뿌리칠 수 있다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18일 10쪽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검찰청사에서 음주가 이뤄졌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의심에 대한 반박으로 검색대 직원이 검사의 요구를 무시하면서까지 철저히 검색을 진행한다는 모범적인 반론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변명의 구차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수원지검은 음주 일시로 2023년 6월 30일이 제시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화영 피고인의 주장은 6월 30일 마지막 피고인 신문조서 작성 이후 음주가 이뤄졌다는 것으로 6월 30일이 아니라 그 이후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출정은 지난해 6월 22일 28일, 30일, 7월 3일 5일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가 음주 시점을 6월 30일 피의자 신문 직후라고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7월 3일 음주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수원지검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화영 피고인이 음주 일시로 6월30일을 제시했다고 하면서 당일에는 검사실이 아닌 구치감에서 식사했다는 엉뚱한 반박을 하고 있다"며 "본질을 외도해 이화영 피고인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것은 본사건 내내 검찰이 악용한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교도권 39명에 모두에게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을 통한 회유·압박은 △1313호실 앞 창고(이하 창고) △1313호실과 연결되는 진술녹화실(이하 진술녹화실) △1313호실과 연결되는 검사 개인 휴게실 등 주로 3곳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창고’에는 교도관이 들어와 감독했으나 ‘진술녹화실’과 ‘검사 휴게실’에는 교도관이 들어오지 못했다. 따라서 음주가 이뤄진 '진술녹화실' 안의 상황에 대해서는 교도관들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일 재판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 대해 “세미나실처럼 돼 있는 곳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부회장, 외부에서 온 쌍방울 직원들이 있었고 술도 가끔 가져왔던 기억이 난다”며 “토론, 설득하는 과정에서 김성태의 주도하에 입장이 맞춰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사가 어떤 술을 어떻게 마셨느냐고 묻자 "소주를 하얀 종이컵에 따라 나눠 먹었다.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놓고, 굉장한 성찬이었다"며 "쌍방울에서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김성태가 ‘이재명이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되지 않으면 형님이 크게 뒤집어쓴다’, ‘이 수사는 형님이나 내 수사가 아니라 이재명을 위한 수사다’, ‘이재명 버리는데 협력하지 않으면 뒤집어쓴다, 평생 감옥에서 살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전 부지사는 진술 조작을 모의한 장소로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맞은편 '창고'라는 명패가 적힌 공간을 지목했다.
그러다 최근 변호인 등을 통해 술을 마셨다는 장소가 창고가 아닌 진술녹화실이었다고 수정한 바 있다.

술판 논란이 불거지자 수원지검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당시 계호 교도관 38명을 전수조사 및 음식 주문 기록, 출정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검찰청사에 술이 반입된 바가 없어 음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화영의 일방적 허위 주장을 진실인 양 계속 주장하는 것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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