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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비싸도 산다'..제네시스, 안방서 나홀로 질주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6 05:00

수정 2024.03.26 05:00

올 1~2월 국내 판매 전년比 21.5% 증가
車내수 시장 위축에도 SUV 판매 늘어
제네시스 GV80. 사진=뉴스1
제네시스 GV80.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들어서도 내수 시장에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영향 등으로 자동차 내수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GV80과 GV7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견조한 판매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올해 1~2월 국내 판매실적은 2만1931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만8051대)와 비교해 21.5%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내수 판매는 23만2217대에 그쳐 작년 보다 1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총 내수 실적도 전년 대비 16.4% 줄어든 11만6518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영향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면서 "신차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해와 비교해선 다소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건 속에서도 제네시스의 흥행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1~2월 준대형 SUV GV80의 국내 판매는 9248대로 전년 대비 160.2% 급증했다. 지난해 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 이후 신차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GV80 쿠페 모델까지 새롭게 제네시스 라인업(구성)에 추가된 것도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힘입어 GV80은 1억원 안팎의 고가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수 판매 5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형 SUV GV70도 내수 시장에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GV70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4037대를 기록했다.

반면 세단의 경우 판매가 작년 보다 다소 줄었다. 준대형 세단 G80의 경우 올해 1~2월 국내에서 6750대가 팔렸지만 작년과 비교해선 19.1% 줄었다. 플래그십 세단인 G90은 22.8% 감소한 1373대, 중형 세단 G70은 5.8% 줄어든 506대에 머물렀다. 세단 라인업이 부진했지만 SUV 모델인 GV80, GV70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제네시스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아울러 업계에선 수입차 업체들이 홍해·파나마 물류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차량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산차인 제네시스가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양대 운하로 꼽히는 수에즈·파나마 운하는 각각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과 파나마 지역의 가뭄으로 통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주최로 국내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수에즈 운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상 운송을 하는 선박이 돌아가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유럽에서 온 차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바로 올 수가 없고 남아공 등 아프리카 남단까지 돌아서 오게 돼 운송 기간이 4주가량 길어졌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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