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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3.3㎡당 1000만원 시대, 강북서 열렸다 [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8:35

수정 2024.03.05 18:35

용산 남영2·마포로1-10 재개발
시공사 선정부터 1천만원대 제시
서울 곳곳 공사비 분쟁에 유찰 속
집값 맞먹는 분담금 폭탄 현실화
공사비 3.3㎡당 1000만원 시대, 강북서 열렸다 [부동산 아토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사비 3.3㎡당 1000만원 시대가 서울 강북에서 열렸다. 올들어 원자재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해 시공사 선정단계부터 아예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조합들이 등장한 것이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시의 '정비사업몽땅'에 올 1~2월에 올라온 12건의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분석한 결과 강북 2개 조합이 1000만원이 넘는 공사비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월 공고를 낸 용산구 갈월동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은 첫 입찰에서 공사비로 3.3㎡당 1070만원을 제시했다. 조합 관계자는 "1000만원 이상 제시하는 게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해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11개사가 몰렸다.


같은 달 공고를 낸 마포구 도화동 '마포로1구역 제10지구 재개발' 조합도 공사비가 3.3㎡당 1050만원에 이른다. 이 조합은 지난해 930만원에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유찰되면서 이번에 1000만원 이상으로 재공고를 냈다.

앞서 입찰 단계에서 1000만원을 돌파한 단지가 나왔지만 특수한 사례였다. 지난 2022년 1153만원을 제시하며 시공사(현대건설)를 선정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 12·13동 사업은 120가구를 짓는 소규모 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또 지난 2023년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성북구 성북동 성북2 재개발은 입찰 단계에서 공사비로 1120만원을 제시했다. 이 구역은 수복형과 철거형을 혼합한 저밀주거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전면 철거후 아파트를 짓는 일반 재개발 방식과 다소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한 사례나 공사비 증액 과정에서 1000만원을 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시공사 선정초기부터 고액의 공사비를 제시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서도 1000만원에 육박한 공사비로 시공사 선정에 나선 조합도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 는 지난해 908만원에서 시공사를 찾는데 실패했다. 이번에는 958만원으로 5.5% 가량 올렸다.

노른자 단지 조차 800만원대 공사비로 유찰되는 사례도 나왔다.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10여개사가 참여했으나 1개사만 참여의향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합이 내건 공사비는 3.3㎡당 840만원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의 경우 올 1월 760만원에 공고를 냈으나 유찰되자 2월에 810만원으로 올려 재입찰공고를 내기도 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재 가격이 35% 이상 오르면서 건설업계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비 인상은 분담금 증가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강남조차 분담금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의 경우 당초 분담금이 3억~4억원 정도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증액된 공사비(958만원)을 고려해 재산정한 결과 분담금이 최대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최근에는 규제 강화로 간접비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며 "인허가 비용도 늘면서 1000만원은 곧 보편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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