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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떠들고 노래나 할래" 가운 벗어던진 이효리..역대급 '졸업식 축사'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15:29

수정 2024.02.14 15:29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 모교 국민대 후배들에게 축사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2024.2.14 / 연합뉴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2024.2.14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가수 이효리가 모교인 국민대학교 졸업식을 찾아 후배들에게 "인생은 '독고다이'다. 나아가고 많이 다치고 체득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라"라고 조언했다.

이효리는 14일 국민대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2023학년도 전기 국민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후배들에게 축사를 전했다. 이효리는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 전공 98학번으로, 연영과 1기다.


이효리는 "26년 전 꼭 연기자라기보다는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꿈을 안고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저는 연설을 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제 말을 듣지 않을 거지 않냐"라며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의 말도, 심지어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 우리가 조금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 것을 들을 이유가 있느냐.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2.14. / 뉴시스화상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2.14. / 뉴시스화상

이효리가 이날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였다.

그는 "여러분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라며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누군가가 멋진 말로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은 더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려라"라고 했다.

이효리는 "부정적인 소리는 진짜 나의 소리가 아니다. 그 (부적정인) 소리 너머에서는 진짜 내가 '넌 잘하고 있어' '넌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라고 목 터져라 이야기한다"라며 "그 너머 소리는 늘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늘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믿음을 가지고 귀 기울여 들어보면 그 소리가 커짐을 느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래라저래라'하면서 이용하려는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마라"라며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 '우리는 가족이다'라면서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조심해라. 인생 '독고다이'라고 생각하고 쭉 가시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면 소중한 인연을 만날 때가 있다. 그때 위안 받고 미련 없이 자기 갈 길을 가야 한다"라며 "말에는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면서 여러분이 체득한 것이 여러분 것이 된다. 나아가고 많이 다치고 체득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축하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24.02.14. /뉴시스화상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축하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24.02.14. /뉴시스화상

이후 이효리는 "그만 떠들고 신나게 노래나 한 곡 하고 가겠다"라며 깜짝 공연을 선보였다. 그는 입고 있던 졸업식 가운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히트곡인 '치티치티뱅뱅'을 열창했다. 연단을 누비며 손을 흔들고 가열차게 랩을 퍼붓기도 했다.

졸업생들은 "이효리, 이효리"를 외치며 화답했다.
엄숙하기만 하던 졸업식이 순식간에 축제의 장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국민대는 이효리를 연사로 섭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 관계자는 "이효리 동문은 최정상 걸그룹 역사를 가진 핑클의 리더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다방 면에서 선한 영향력을 가졌다"라며 "흔한 축사가 아닌 인상 깊은 얘기를 하실 것 같아 섭외에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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