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독감·코로나19를 약물 하나로 해결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8 11:23

수정 2024.02.08 11:23

POSTECH 이승우 교수팀, 항암치료제 'NT-I7' 활용
T세포 활성화 원리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를 제거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몸 속으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게티이미지 제공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몸 속으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와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가 독감은 물론 코로나19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아냈다. 이 약물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도록 다양한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승우 교수는 8일 "산학연 협동 연구를 통해 미래 호흡기 바이러스 팬데믹을 대비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변종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변이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요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JN.1'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검출률이 50%를 넘는 등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백신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적이지만 이처럼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새로운 백신 개발에 시간이 소요돼, 지난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항암치료제로 임상개발 중인 에피넵테이킨(NT-I7)이 호흡기에서 다양한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폐에서 후천성 T세포의 유입과 선천성 유사 T세포의 증식을 유도한다. 선천성 유사 T세포는 마치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메커니즘대로 작동하듯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빠르고도 광범위한 방어가 가능하다.

연구진이 실험쥐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에 대한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세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해 모두 치료와 예방 효과를 보였다.
특정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주요 호흡기 질환에 대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한 것이다.

이 교수는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와 세균의 동시·연쇄 감염을 제어하는 보편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이승우 교수와 생명과학과 박수빈·정유진 통합과정생, ㈜네오이뮨텍 최동훈 박사팀,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가 공동 연구를 통해 얻어낸 이번 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셀 리포츠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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