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박진영·양현석도 못 살렸나"...4대 엔터 시총, 올해 3조원 '증발'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8 05:00

수정 2024.02.08 05:00

양현석 YG대표. 2017.10.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양현석 YG대표. 2017.10.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엔터주 4대장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3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범 실적 부진 등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확대된 때문이다. 일부 엔터사는 지난달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부진한 상황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7일) 국내 4대 엔터사(SM·JYP·YG·하이브)의 합산 시가총액은 올해 초(1월2일) 대비 3조8807억원 급감한 13조4221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도 안 돼 전체 시총의 22%가 사라진 셈이다.

특히 하이브의 시총은 기존 10조6000억원대에서 8조2000억원대로 하락하면서 올들어 2조원 넘는 시총이 증발했다.
하이브 주가는 연초 24만1500원에서 7일 19만7400원으로 한 달 사이 18.26% 하락했다. SM(9만3200→7만3200원), JYP엔터(10만1400→7만5400원), YG엔터(4만7550→4만1550원)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중 JYP엔터의 올해 주가 수익률은 -25.7%에 달한다.

엔터업계 주가가 지지부진한 배경은 앨범 판매량 정체에 따른 피크아웃 우려가 부각된 때문이다. 여기에 아티스트 재계약 불확실성, 연예계 마약 스캔들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나란히 하락했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최근 몇 년 간 음반 중심의 실적 고성장을 보였지만, 최근 중국 공동구매 감소 등의 이슈로 음반 시장 성장 둔화가 감지된 뒤 피크아웃 우려로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향 공동구매가 갑자기 줄어든 원인은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절대적인 팬의 숫자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 음반으로 향하는 소비 지출 여력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엔터는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약발이 떨어진 모습이다. 박진영 JYP엔터 창의성총괄책임자는 지난달 19~20일 50억원어치(6만200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분율은 15.22%에서 15.37%로 높아졌다. 공시 직후 지난달 23일 주가는 0.23% 상승했지만, 24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양현석 YG엔터 총괄프로듀서도 지난달 자사주 46만1940주를 세 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당 취득가액은 약 4만3300원이다. 공시가 나온 지난달 23일 이후 YG엔터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25일에는 장중 4만71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시작됐다. 이달 1일에는 4만3000원대로 떨어졌고, 전날에는 4만1550원으로 하락 마감하면서 자사주 매입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올해 엔터사 종목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중 8곳이 JYP엔터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SM(7곳), YG엔터(7곳)에 대해서도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졌다.

최민하 연구원은 "음반 성장의 둔화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상태로, 해외 팬덤 규모가 확장된 만큼 첫 주에 반영되지 않는 해외 판매량도 늘고 있어 시간차를 두고 성과 확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근간이 되는 피지컬 음반 매출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외의 음원 및 공연 등 성과를 기반으로 한 MD, IP 라이선싱, 광고, 영상 콘텐츠 사업, 팬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로 다변화돼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엔터사의 주가 반등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SM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4만1379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 149억5367만원 규모다. SM의 자사주 소각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금배당은 보통주 1주당 1200원으로, 총 배당액은 약 281억원 규모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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