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교1등에 과학고까지 갔지만...학폭에 6년째 수능 "의대 가겠다"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3 06:00

수정 2024.02.03 06:00

정순수씨가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정순수씨가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파이낸셜뉴스] 과학고에 진학할 만큼 '수재' 소리를 들었지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급성 패혈증까지 겪으며 6년째 수능을 보는 한 남성의 사연이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유튜브 구독자 116만명에 달하는 '미미미누' 채널은 정순수(25)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정씨는 "중학생 시절까지는 원활하게 생활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간 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중학교 재학 당시에는 성적이 최상위권이었다"라며 "모든 시험에서 100점을 맞고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었고 소심한 성격에도 친구들 공부까지 잘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후 과학고에 진학하게 된 정씨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대치동 과고 입시반에서 친해진 아이들끼리 이미 무리가 형성돼 있었다"며 "대학수학까지 다 끝내고 온 친구들끼리 있어서 문제를 못 풀 때마다 비웃음을 당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시선은 왕따로 이어졌다. 특히 정씨의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비웃음은 괴롭힘으로 바뀌었다.

그는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다른 친구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며 "가난을 들키면 안 되는 것 인줄 알았다.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이후에도 정씨는 친구에 의해 노트북이 파손되는 등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


어려운 형편에 재수를 하게 되면서 그는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을 했고 사고까지 당했다. 병원비가 아까워 혼자 치료하다가 급성 패혈증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된 사연도 전해졌다.


정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지난 5년 간 계속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면서 "'의사가 돼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 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라는 결심으로 의대에 지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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