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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적자 불보듯… '공실 쓰나미' 상가 거래액 반토막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18:02

수정 2024.01.03 18:02

전국 상업용 부동산 매매 한파
거래액 105조원→41조원 '뚝'
수도권 거래량도 절반으로 급감
경기침체에 역마진 우려 겹쳐
올해도 시장 위축은 지속될듯
고금리에 적자 불보듯… '공실 쓰나미' 상가 거래액 반토막
상업·업무용 건물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고금리, 경기침체, 공급과잉에 따른 낮은 수익률 등으로 수요가 얼어붙어 지난해에 연간 거래금액 50조원마저 무너졌다.

3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최근 3년간 국토교통부의 전국 상업·업무용시설 매매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거래량과 총액이 반토막난 것으로 조사됐다. 상업·업무용은 오피스, 상가, 숙박, 판매, 교육시설 등을 말한다.

전국 상업·업무용 매매거래 총액은 2021년 105조원에서 2022년에는 68조원으로 줄더니 2023년에는 41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년새 거래 총액이 60%이상 감소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기간 74조원(2021년)에서 47조원(2022년), 29조원(2023년)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기별로는 전국 및 수도권 모두 2022년 하반기부터 거래총액이 직전 분기 대비 절반 가량 줄기 시작했다. 수도권 기준으로 30조원을 웃돌던 거래총액이 2022년 하반기 17조원대로 줄었고, 2023년 상반기에는 13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다소 늘어난 15조원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거래건수 역시 크게 줄었다. 전국 상업·업무용 거래건수가 2021년 9만8950건에서 2023년에는 5만2633건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수도권도 5만3597건에서 2만6218건으로 절반 가량으로 급감했다.

공실은 늘고 수익률은 줄면서 싼값에 빌딩을 처분하는 건물주들이 늘고 있지만 거래 절벽은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 먹자골목이 위치한 신사동의 K공인 관계자는 "매물로 내놨지만 1년 이상 팔리지 않은 물건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이곳에서 지난 한해 매매거래된 상업·업무시설(연면적 135㎡ 초과)은 52건에 불과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투자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오피스 1.00% △중대형(3층 또는 연면적 330㎡ 이상) 상가 0.65% △소형(2층 또는 연면적 330㎡ 이하) 상가 0.59% △집합(개별 소유) 상가 0.84%이다. 자산가치 변동을 나타내는 자본 수익률은 더 낮다. 오피스 0.24%, 중대형 상가 0.02%, 소규모 상가 -0.01%, 집합 상가 -0.04% 등이다. 월세 또는 자산가치 상승을 감안한 투자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진석 지나인에셋 대표는 "고금리에 소비침체까지 겹치면서 리테일(소매) 부문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시세차익과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수요층 유입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금리와 고물가, 자금시장 경색 등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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