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美 고금리·킹달러 시대 저물어가... 환율 1200원 중반까지 내릴수도" [새해 경제정책 방점은]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31 19:32

수정 2023.12.31 19:32

금융가, 올 달러가치 하락 전망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를 외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도 하방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올해 하반기 환율이 12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연초 환율은 미국의 고용·물가 등 경제지표 향방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12월 3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2023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4.2원)보다 6.2원 내린 12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1264.5원)보다 1.9%(23.5원) 상승한 수치다. 2023년 환율은 1261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연준의 금리인상 조절론이 우세해지면서 1220원대까지 내렸다. 이후 고강도 긴축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자 환율은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지난해 10월 4일 연중 최고가(1363.5원)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환율이 129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화 약세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실제 한은 외자운용원은 '2024년 글로벌 경제 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2024년에는 연준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미국의 통화 피벗(정책 전환) 기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의미 있게 하락하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현기 흥국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FOMC에서 시장 기대에 부합되는 얘기가 많이 나온 가운데 미국의 경기둔화를 감안하면 내년 중반께 원·달러 환율이 1250원 밑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더구나 국내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들도 연초 자산배분에 나서면 낙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실물지표 위주로 평가하고 있는 연준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23년 말의 경우 기존 3.3%에서 2.8%로, 2024년 말은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유로화나 엔화 등 다른 통화의 움직임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24년 말까지 원·달러 환율 하단은 1200원대 초·중반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초 환율의 경우 오는 5일 공개되는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 등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핵심 변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에는 약달러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고, 환율의 평균값은 1·4분기 이후까지 지켜봐야 본격적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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