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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초소형 위성 쏠 차례"..국내 첫 '고체연료 민간위성' 3차 발사 성공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5 07:00

수정 2023.12.05 07:00

우주발사체' 3차시험 성공 의미와 전망
전체 4단부 중 1단 추진체 첫 적용… 실물 인공위성 탑재
"ICBM과는 달라… 민간에 기술 이전해 우주산업 활성화"
한국군 독자 기술로 상시 위성 우주 궤도 진입 목표 다가서
남북한 우주경쟁 주도권서 유리한 고지 점령 기여의 의미
한국 선제적 우주역량 기반 확보에 중요한 이정표 만들어내
[파이낸셜뉴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 군이 4일 오후 2시쯤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의 이번 3차 시험 발사의 경우 최초로 고체연료 기반의 1단 추진체가 적용돼 발사체 운용 등 관련 기술이 한층 진일보했다며 나아가 독자기술로 초소형 위성을 쏘아올릴 날도 머지 않을 만큼 우리의 위성 개발 기술력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北 개발중인 고체연료 1단 추진체의 1.5~2배 추력, 가장 큰 1단 추진체 사용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차 발사 땐 2단 고체 추진체만 사용됐으며 이어 지난해 12월 2차 발사 땐 2~3단 고체 추진체 및 4단 액체 추진체만 연소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전체 추진체 가운데 추력이 가장 큰 1단 추진체가 사용됐다.

우리 군의 고체연료 발사체는 3개의 고체연료 추진체와 1개의 액체연료 추진체를 연결한 4단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실제 위성을 발사할 땐 1단 추진체에서 강한 추력을 발생시켜야 궤도 진입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국내 최대 우주위성개발업체인 한화시스템에서 자체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위성(SAR·합성개구레이다)이 탑재됐다.

특히 이번 3차 시험에 적용된 우리 군의 고체연료 1단 추진체는 그 추력이 북한이 개발 중인 고체연료 1단 추진체의 1.5~2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질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액체연료 발사체는 고비용으로 연료·저장 취급 등이 까다롭지만 연료 효율이 좋아 대형 탑재물을 싣고 고고도 정지궤도 위성 등을 발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반면 고체연료 발사체는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신속한 발사 준비가 가능하며 저장·취급이 용이하기 때문에 탑재 중량이 가벼운 소형 관측·정찰인공위성이나 초소형 위성 다수를 지구 저궤도에 띄우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중량 500㎏... SAR 위성 고도 약 500㎞ 저궤도 올린다.

군 당국은 향후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탑재중량 500~700㎏ 수준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이후 탑재중량을 1.5톤까지 늘리기 위한 대형화 기술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군은 이 같은 독자적 기술 개발을 토대로 오는 2025년까지 탑재 중량 500㎏ 수준의 고성능 SAR 위성을 고도 약 500㎞ 저궤도에 쏴 올릴 계획이다.

국방부는 앞으로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추후 민간에 이전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에 대해 "위성과 발사체 기술을 연계한 첫 '민관 원 팀'(One Team) 협력 사례"라며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산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모범사례"라고 자평했다.

이번 발사는 한화시스템 주관 아래 이뤄졌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고체 발사체 및 궤도진입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화시스템이 발사체와 위성을 제작해 실제 발사가 수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의 고체연료 발사체 또한 차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와 ICBM은 설계 방향과 세부 기술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CBM과 우주발사체의 기반 기술이 같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목적은 서로 다르다. 이를 ICBM으로 전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도 최근엔 고체연료 방식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김정은의 참관 아래 추력 140톤포스(tf), 즉 140톤의 무게를 밀어 올릴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진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저비용 신속한 발사 가능 다양한 임무소요에 유연한 대체 가능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이번 3차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성공에 담긴 의미에 대해 "고체연료는 필요시 발사에 필요한 준비를 상비전력 수준으로 갖춰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주목을 받아 왔다"며 "가성비가 높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군의 다양한 우주발사체 임무소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3차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성공으로 시험단계를 넘어 전력화 단계로 나아가는데 안정적인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초소형 위성을 한국군 독자 기술로 우주로 쏘아 올려 궤도에 진입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층 다가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괄적으로는 한국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성공과 연계하면 남북한 우주경쟁 주도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데 기여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이 우주영역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는 것을 넘어 선제적으로 우주역량을 기반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사진=뉴스1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사진=뉴스1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사진=뉴스1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사진=뉴스1
발사체 형상. 사진=국방부 제공
발사체 형상. 사진=국방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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