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우리애는 그럴애 아냐"..집단학폭 여중생 부모들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3 14:08

수정 2023.11.13 14:08

인천 집단폭행 피해여중생 아빠의 호소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한 10대가 피해 학생 측에 보낸 메시지. /SBS 보도화면 캡처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한 10대가 피해 학생 측에 보낸 메시지. /SBS 보도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여중생 1명이 집단 폭행을 당하고 속옷만 입은 채로 촬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부모는 가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촉법이라ㅎㅎ" 당당하게 문자 보낸 가해 여중생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10대 여중생 집단폭행 촉법소년 사건 피해 학생 아빠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피해 변제는 물론이고, 진심 어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중고등학생 6명은 지난 4월 21일 오후 7시30분부터 약 30분간 인천 미추홀구 한 골목에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B양의 얼굴과 복부 등을 때렸다. 또 A양에게 속옷만 입으라고 한 뒤 영상을 찍고 "신고하면 유포하겠다"라며 "돈을 달라"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중 3명이 14세 미만 촉법소년에 해당돼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겼다.


A씨는 "(사건 이후) 가해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아이들은 딱 둘뿐이었다"라며 "촉법소년 3명 중 2명은 자신이 촉법이라 처벌 안 받고 보호처분만 받는다며 되려 저에게 협박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나왔다"라고 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은 지금도 이성 친구를 사귀고 잘 놀러 다니고 있고 반성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라며 "그에 반해 피해자인 제 딸은 타 지역으로 전학을 시켰고 전학 간 학교에서도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것조차 무서워하고 적응을 잘 하지 못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현재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라고 했다.

한 사람 인생 망쳐놓고.. 부모들도 "우리애 빼고 고소해라"

A씨에 따르면 가해 학생과 이들 학부모들은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우리 애는 빼고 고소해라" "애한테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라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A씨가 치료비를 요구하니 "가난하다. 30만원에 합의해 달라" "다 해서 얼마씩 받을 거냐" "그냥 처벌 받겠다" 등의 말을 하며 A씨 전화번호를 수신 차단한 학부모도 있었다.

A씨는 "한 아이 인생을 망쳐 놓고 촉법소년이라는 법 뒤에 숨어서 피해자 일가족을 조롱하고 진심 어린 사죄조차 하지 않는 파렴치한 가해 학생 학부모와 가해 학생들이 모두 형사법으로 처벌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국민청원과 민사소송 등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전했다.

한편 사건을 송치받은 인천지검은 수사 기록을 검토 중이며 필요 시 가해자들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10살 이상~14살 미만의 청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소년법상 보호 처분(1~10호·숫자가 높을수록 강한 처분)을 받는다. 크게 감호위탁,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이 이뤄진다.
법원통계월보 기준 전국 법원의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8년 9051건, 2019년 1만22건, 2020년 1만584건, 2021년 1만2502건, 2022년 1만683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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