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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씨 조용하세요!"..식당 옆방서 엿듣다 고함 친 이준석, 이유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8 05:10

수정 2023.11.08 06:49

안철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철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식당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붉혔다. 안 의원의 대화가 옆방까지 들리자 옆방에서 식사하던 이 전 대표가 “안철수씨 조용하세요”라며 소리를 친 것이다.

지난 6일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4일 부산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한 걸 문제 삼았다.

그는 “적어도 의사에게는 ‘닥터 린튼’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미스터 린튼’이라고 한건 대놓고 무시한 것”이라며 “영어를 잘 못하는 거 같다”고 했다.

그때 우연히 옆방에서 식사를 하다 이를 듣게 된 이 전 대표는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좀 하세요”라며 서너차례 소리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옆방에 누가 있는 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안 의원은 “내가 못할 말 한 건 없지”라며 “모두가 이준석을 싫어하는데 같이할 사람이 있겠나. (지금도 저렇게) 소리치는 것 봐라”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더 이상 양측 간 고성은 오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식사를 마치고 직접 마주치지 않고 식당을 나갔다.

이날 소동은 나란히 연결된 방 3칸 사이에서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가운데 방에 있었다. 방과 방 사이에 방음이 잘 되지 않는 편이었다. 조용히 대화해도 옆방에 들리는 구조였다. 다른 방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들도 이 발언들을 들었고, 이날의 소동은 곧바로 국회로 퍼져나갔다.

이 전 대표 측은 “사석에서, 본인 바로 뒤에서 험담하는 얘기가 바로 들리니, 이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인 위원장을 ‘미스터 린튼’이라고 부르며 “우리(국민의힘)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영어로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이기도 한 인 위원장에게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며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짜 환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친윤계 인사들은 물론 중립지대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들도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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