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향으로, 해외로 '4000만 대이동'… 공항·터미널 북적 [현장르포]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16:40

수정 2023.09.27 16:40

추석 황금연휴 시작
긴 연휴로 해외여행 급증
추석 기간 공항 여객 287만명
서울역도 귀성인파로 가득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 고향 가려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 고향 가려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27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27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연휴가 길어 오랜만에 가족끼리 해외여행 갑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출국 수속 카운터로 향하던 최모씨(33)는 가족과 함께 중국 시안으로 5일간 여행을 떠난다.
최씨는 "집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아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멀리 갔으면 좋았겠지만 신나고 재밌게 놀다 오겠다"고 전했다.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엿새간 이어지는 긴 명절을 맞이해 공항과 터미널은 일찌감치 사람들이 붐볐다. 연휴가 길어진 만큼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줄을 이었다. 귀성객들은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향했다.

■해외여행 2배 늘어

27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공항을 찾는 여객은 287만3319명에 달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여객 121만3319명, 김포·김해 등 전국 공항 14곳의 예상 여객 166만명을 합한 수다. 이는 작년 추석 연휴기간 여객 116만7738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추석 연휴기간 해외여행을 위해 연휴 전 미리 부모님을 찾아 뵌 부부도 있었다. 아내와 일본 오사카로 5박6일 여행을 떠나는 윤모씨(40)는 지난 주말에 인근에 사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다. 윤씨네도 제사를 지내지 않은 지 오래됐다. 윤씨는 "관광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올 생각에 설렌다"고 전했다.

가족 모두가 각자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김포공항을 찾은 A씨(27)는 여자친구 B씨(23)와 첫 해외여행 행선지를 일본 도쿄로 정했다.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부모님은 물론 누나도 각자 해외여행을 떠난다. A씨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여자친구는 여행을 위해 오늘 수업을 무단결석했다"며 웃었다.

일본 도쿄로 향하는 변모씨(34)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 비싸지만 무리해서 와이프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다시 못 올 긴 연휴를 즐길 생각이라 양가에 허락을 구했다"고 말했다.

■귀성행렬 이어져

서울역에서도 시민들은 고향이나 국내 여행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정모씨(46)는 "시댁이 제사를 지내는 집도 아니고 모처럼 연휴가 생겨 경주로 친정 가족들과 여행을 간다"며 "요즘 제사 지내는 집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 시댁 역시 제사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추석 연휴를 비교적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최모씨(59)는 "오늘 울산으로 귀성하고자 열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왔다"며 "귀성해서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등 보통의 '올드한 가족'들이 하는 명절 행사를 다 치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들이 결혼해 독립했는데, 아들 내외에게 시댁에 동행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아들 내외도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왕래가 잦은데 뭣하러 명절에 굳이 의무적으로 모일 필요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고속터미널도 귀경길 사람들로 북적였다. 충남 서산으로 떠나는 김현종씨(53)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 계시니까 명절마다 찾아뵙고 있다"며 "연휴 내내 있으면 부모님이 힘들어서 차례만 지내고 올라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으로 향하는 홍지영씨(56)는 "시부모님하고 아버지를 한 납골당에 모셔서 인사 드리고 식구들끼리 놀러간다"며 "남편은 일 때문에 못 내려가서 토요일 밤에 올라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강명연 김동규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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