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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낙하산 공천" vs 민주 "사실상 대통령 사천"..강서구청장 氣싸움 치열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06:00

수정 2023.09.19 06:00

與, 강서구청장 보궐 후보에 김태우 확정
野 “원인 제공자가 다시 선거에 나오다니”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경선 결과 발표에서 후보자로 확정된 후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경선 결과 발표에서 후보자로 확정된 후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재등판한 김태우 전 구청장에 대한 본격 공세에 나섰다. ‘총선 전초전’으로 주목받는 보궐선거까지 약 3주 남은 가운데 여야 신경전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대통령 사면으로 다시 선거에 나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사실상 대통령이 구청장 후보를 사천(私薦)한 것이다.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사실상 대통령 사천, 국민 심판할 것"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구청장을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김 전 구청장을 최종 후보로 발표했다. 당원 조사 50%, 일반 유권자 조사 50%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한 결과다.

이에 대한 야권 비판 핵심은 해당 선거가 김 전 구청장 잘못으로 열리는 것인데 재출마가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김 전 구청장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했다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후 지난 5월 형이 확정되면서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다만 석 달 만에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됐다. 당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무공천에 무게를 뒀던 국민의힘도 후보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막장 공천’, 강서구민 자존심을 찢는 ‘테러’를 저지른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법원에서 범법자로 확정돼 보궐선거를 유발한 당사자를 판결 수개월 만에 사면한 것도 모자라 다시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하다니 제정신은 아닌 듯하다”고 주장했다.

국힘 "민주당 후보는 낙하산 공천" 맹공

민주당 서울시당은 “2006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가 본인이 유발한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한 맹형규 전 의원을 떠올리게 한다”며 “재보궐 사유를 제공한 당사자의 해당 재보궐선거 출마를 막는 ‘맹형규법’마저 비껴간 ‘김태우법’을 제정해야 할 판”이라고 논평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이 공익 제보자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민주당 측 진교훈 후보를 낙하산 인사라고 맞대응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구청장은 문 정권 청와대 내에서 음험하게 저질러졌던 불법적인 압력을 국민에게 용기 있게 알린 공익 제보자”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죄면 김 전 구청장은 무죄인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서구청장은 중앙 정치에 매몰돼 여야 대립 아바타 역할을 하는 정치직이 아니라 국민 삶을 윤택하게 하는 숙원 사업을 하는 머슴직”이라며 “강서구와 아무 인연도 없이 갑자기 정치적인 판단으로 낙하산을 타고 나타난 인물로는 강서구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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