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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전 260기' 무명신화 쓰다… 서연정, KLPGA 첫 우승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3 18:56

수정 2023.09.03 18:56

KLPGA KG레이디스오픈 최종
연장서 노승희 제치고 우승 '감격'
투어사상 가장 오래 걸린 첫 우승
3위 황유민, 올 신인왕 한발짝 앞
서연정이 3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KLPGA투어 제12회 KG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서연정이 3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KLPGA투어 제12회 KG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서연정은 1995년생이다. 지금까지 몇 번의 대회에도 출전했는지 세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동안 준우승만 5번을 했을 뿐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한 타만 잘못 쳐도 또 다시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서연정이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연정은 1차 연장전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 노승희를 따돌렸다.

서연정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60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서연정은 3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4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제12회 KG레이디스오픈(총상금 8억원)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서연정은 노승희와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활동한 서연정은 정규 투어 260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서연정은 이번 대회에서 꾸준한 컨디션을 과시했다. 1라운드에선 2언더파로 20위권이었던 서연정은 2라운드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코스레코드에 근접한 기록을 냈다.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에 한 타가 모자랐던 서연정은 "10언더파가 코스레코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10언더파 이상 기록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한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리고 2라운드의 좋은 컨디션을 3라운드까지 이어갔다.

서연정은 올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KLPGA투어에서 첫 우승까지 가장 많은 대회를 치른 종전 기록은 2019년 11월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안송이의 237개 대회였다.

한편,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노승희의 두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카트 도로보다도 오른쪽 러프 경사면에 놓였다. 반면, 서연정은 세 번째 샷을 온그린 시키며 유리하게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다. 여기에 노승희는 세 번째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들어가며 서연정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연정은 버디 퍼트를 홀 바로 앞까지 보내 파를 지켰고, 노승희는 2차 연장전을 위한 2.5m 거리 파 퍼트가 홀을 훑고 나가면서 서연정의 인간승리가 최종 확정됐다.

신인상 포인트 1위(1818점)를 달리고 있는 황유민은 이날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3위에 오르며 신인왕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 3회 우승을 노리던 박민지는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4위가 됐다. 박민지는 대상 포인트 37점을 보태 이예원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황정미는 9언더파 207타로 공동 12위, 지난주 한화클래식 챔피언 김수지는 10언더파 206타를 쳐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한 노승희 역시 이번 대회까지 1부 투어 97개 대회에 나와 아직 우승이 없는 선수다.
생애 첫 우승 문턱까지 갔으나 아쉽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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