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PF發 건설사 유동성 경색 가능성 낮다고?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2 05:00

수정 2023.05.22 14:06

브릿지론→본PF 전환 늘어..보증은 여전
현대건설 준 자체 사업지 본PF 전환..합산 PF 보증 규모 감소

건설사 현금성 자산 대비 브릿지론 지급보증 잔액 비중
(%)
건설사 2022년 2023년 1분기
삼성물산 25.7 21.6
현대건설 43.9 46.2
DL이앤씨 7 7.3
GS건설 58.6 54.3
롯데건설 254.4 53.2
포스코건설 2.2 2.2
대우건설 53.6 42.8
아이에스동서 106.5 82
태영건설 1014.9 825.1
동부건설 312.2 254.2
KCC건설 263.7 236
DL건설 0 0
한라 0 0
코오롱글로벌 212.4 226.5
한신공영 96 98.6
(한국투자증권)

[파이낸셜뉴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건설사의 유동성 경색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릿지론(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 단계에서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선 사업장들이 빠르게 본PF로 전환되면서다. 다만 전국적인 미분양 사태는 여전한 만큼 보증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온다.

브릿지론 사업장 줄어..건전성 확보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건설사의 현금성 자산 대비 브릿지론 지급보증 잔액 비중은 삼성물산의 경우 2022년 25.7%에서 2023년 1·4분기 21.6%로 줄었다. 건설사의 현금성 자산 대비 브릿지론 지급보증 잔액 비중이 줄어든 것은 현금성 자산이 많아졌거나, 일부 대형 현장이 담보대출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건설사의 입장에서 건전성이 확보되는 상황이다.


GS건설은 같은 기간 58.6%에서 54.3% 롯데건설은 254.4%에서 53.2%로 개선됐다. 대우건설도 같은 기간 53.6%에서 42.8%, 아이에스동서는 106.5%에서 82%, 태영건설은 1014.9%에서 825.1%, 동부건설은 312.2%에서 254.2% 감소했다.

1·4분기말 기준 회사채·CP(기업어음) 등급이 각각 ‘A’, ‘A2’ 이상인 대형건설사 7곳(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롯데건설·포스코이앤씨·대우건설)의 PF 사업장 연대보증(채무인 수 포함) 규모는 7조3855억원이다. 2022년 4·4분기말 대비 10.1% 줄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 건축물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고 올해 4월 누적 분양 세대 수 또한 작년 동기 대비 62.4%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릿지 단계의 사업장이 본 PF로 전환되면서 즉 사업성이 나온다는 판단 아래 현장을 개설하고 분양을 시작해 보증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브릿지론 유동화증권이 은행의 토지담보대출로 전환되는 등 굵직한 현장에서 일어난 변화가 합산 보증 규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PF발 건설사의 유동성 경색 가능성에 대해선 대형건설사 7곳 모두 PF 유동화증권의 만기 구조가 양호함에 따라 적다고 평가했다.

그는 “건설사별 큰 규모의 만기가 돌아오는 기간이 있으나 PF 유동화증권의 만기 구조는 양호한 편에 속하며 보증 현장 대부분이 서울·경기 지역이고 자체 사업지에 준하는 현장도 착공을 앞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건설사들이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의 차기 수요를 시장에서 모으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또 건설사별 보유 현금도 많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연말이 다가올 수록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들이)서울·경기 지역에서 계획 중인 사업은 무리 없이 착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보증 의무가 사라져도 본PF에서 미분양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쟁점은 공사비 회수여부"라고 말했다.

감독당국, 증권사 부동산PF대출 부실자산 상각 촉구

부동산 PF 현장들이 이제 희망적인 분위기가 나오는 가운데 감동당국은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부동산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 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국내 모든 증권사에 발송했다. 공문 내용 중에는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가운데 ‘추정 손실’로 분류한 채권의 경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대손 상각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3·4분기(9월말 기준) 8.2%보다 2.2%p 증가했다.
2021년 12월말 3.7%에 비해선 약 3배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지난 2020년 1757억원에서 이듬해인 2021년 1690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다가 2022년 9월말 3638억원으로 급증했다.
2022년 12월말에는 4657억원까지 늘어났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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