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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AI 출현? GPT 4.0에서 추론 능력 발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7 14:20

수정 2023.05.17 14:20

MS 연구팀, 오픈 AI의 최신 제품인 GPT 4.0으로 실험 도중 특이점 발견
AI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인간처럼 추론하는 모습 보여
스스로 생각하는 '범용인공지능' 가능성 엿보여
학계에서는 검증할 수 없는 실험이라며 회의적
미국 IT 스타트업 '오픈AI'에서 개발한 언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GPT에 챗봇을 결합한 '챗GPT' 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 IT 스타트업 '오픈AI'에서 개발한 언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GPT에 챗봇을 결합한 '챗GPT' 이미지.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구팀이 최신 AI를 상대로 여러 질문을 던진 결과 AI가 인간처럼 추론하고 대답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인간 수준의 인식 능력을 지닌 ‘범용 인공지능(AGI)’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MS의 홍보용 과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GPT 4.0에서 사람 같은 추론 현상 발견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MS 산하 MS리서치의 피터 리 대표를 포함한 연구팀이 지난 3월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논문 제목은 ‘범용 인공지능의 불꽃: GPT 4.0을 이용한 초기 실험’으로 155쪽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AI의 문제 해결 능력을 연구하던 연구팀은 GPT 4.0에게 계란 9개와 노트북 컴퓨터, 책, 유리병, 못을 안정적인 방식으로 쌓는 방식을 물었다. 이에 GPT 4.0은 일단 책을 바닥을 눕혀놓고 책 위에 계란 9개를 가로세로 3줄씩 늘어세운 뒤 노트북을 올려놓으라고 답했다.
이어 계란 위에 노트북을 올릴 때 껍질이 깨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노트북이 가장 밑에 놓인 책과 나란한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PT 4.0은 그 다음 노트북 위에 다른 물건들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GPT 4.0이 인간처럼 물리적인 세계에 대해 직관적인 답변을 했다며 AI가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피터 리는 AI가 직관력을 보인 데 대해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이후 화가 나고 겁이 나기도 했다"면서 "이런 능력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 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비영리 기업으로 탄생한 미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오픈AI’는 언어 생성형 AI인 GPT를 개발했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에 'GPT 3.5'에 채팅 기능을 결합한 '챗GPT'를 출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으며 지난 3월에는 최신 버전인 GPT 4.0을 공개했다. 오픈AI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유료 결제 서비스인 챗GPT플러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제한적으로 GPT 4.0과 대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오픈AI는 2019년에 회사를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고 MS의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다. MS는 올해 발표에서 검색엔진을 포함한 자사의 제품군에 GPT를 대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생각하는 AI' 현실화?


MS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AGI 실현에 보다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AGI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추론해 성장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조직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AGI 등장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 내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이번 논문에 대해 MS가 대형 IT 기업들 가운데 최초로 AI가 AGI에 접근했다는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블레이크 르모인은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구글의 AI 모델인 '람다(LaMDA)'가 "자의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람다와 대화 도중에 AI가 지각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르모인이 해당 주장을 미 의회에 전달하자 기밀유지정책을 위반을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논문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카네기멜런대 마르텐 샙 교수는 “MS가 홍보를 위해 논문 형식을 이용했다.
서문에서 자신들의 연구가 주관적이며 비공식적이라고 인지했으며 과학적 평가 기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미 버클리대 AI 연구팀에서 활동하는 앨리슨 곱닉 심리학 교수는 GPT 4.0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AI가 생성한 문장이 사람같은 추론과 상식을 바탕으로 나온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기계를 쉽게 의인화한다”며 “사람과 AI의 경쟁을 마치 방송 게임쇼처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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