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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사진작가' 제이알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전시 포인트는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3 05:00

수정 2023.05.04 18:50

제이알의 뉴욕 연대기 작품/사진 제공=롯데 뮤지엄
제이알의 뉴욕 연대기 작품/사진 제공=롯데 뮤지엄

[파이낸셜뉴스] "나는 예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예술을 선보이고 싶다. 그 곳의 사람들과 함께 엄청난 프로젝트를 벌이고, 그들이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싶다." -제이알

롯데 뮤지엄이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사진 작가이자 거리 예술가 제이알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제이알: 크로니클스 JR : CHRONICLES'를 오는 8월 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 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롯데 뮤지엄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 보이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건물과 거리를 캔버스와 갤러리 삼아 활동해온, 세상을 바꾸는 사진 작가 제이알이 지나온 20년간의 행보를 조망한다.

전시되는 사진 작품과 영상, 아나모포시스(왜상, anamorphosis),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 붙인 작품) 등 140여점의 작품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 작품들 중 서울 전시를 위해 작가가 작업한 롯데 뮤지엄 안에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나모포시스 작품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 받는 작품들 가운데 '뉴욕 연대기'가 단연 돋보인다.

2018년 여름 제이알과 스튜디오팀은 한달 동안 뉴욕의 5 개 자치구를 돌아다니며 약 16미터의 트레일러를 곳곳에 세우고 프로젝트에 참여를 원하는 행인들의 사진을 찍었다.

모든 사진은 특수 효과를 연출하기 위한 초록색 화면인 크로마키 앞에서 촬영했고 랜드마크 건축물을 비롯한 뉴욕의 풍경 위에 인물 사진들을 콜라주 해 작업했다.

벽화에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제이알은 참가자들에게 작품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표현 될 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각자의 개인의 사연을 공유하도록 해 각기 다른 개인성을 표현했다.

제이알의 '도시의 주름' 작품/사진 제공=롯데 뮤지엄
제이알의 '도시의 주름' 작품/사진 제공=롯데 뮤지엄

'도시의 주름'도 제이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을 보여준다.

제이알은 지역 주민들과 협업해 대형 초상사진을 제작했는데, 작품 속 모델은 스페인 카르타헤나에서 가장 연로한 노년층을 선택했다.

카르타헤나는 스페인 내전(1936-1939) 중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1975) 장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며 반란을 일으킨 도시다.

제이알은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는 도시의 건물 외벽에 20세기 주요한 문화, 사회, 경제적 발전과 변화를 함께한 노인들의 사진을 붙이며 이들의 삶을 탐구했다.

제이알은 베를린, 하바나, 이스탄불, 상하이, 로스엔젤레스 등으로 여행하며 '도시의 주름' 시리즈를 확장해 나갔다.

제이알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와 기억, 현대화와 세계화를 투영할 뿐 아닌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기념했다. 이를 거대한 규모로 전시함으로써 노인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 도전했다.


한편 제이알은 1983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2001년 어린 시절부터 거리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던 제이알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습득한 카메라로 동료들의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건물 외벽에 인쇄한 이미지를 부착하고 프레임을 씌워 전시장의 작품처럼 선보인 '거리 전시회'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다수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 제이알의 초기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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