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테라·루나' 사태 장본인 권도형은 누구인가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4 14:15

수정 2023.03.24 15:02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약 11개월 만에 체포됐다. 한때 가상자산 업계 천재로 불렸지만 테라·루나 사태로 한순간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자가 된 인물이다. 이어 도피자, 불법 체류자, 위조여권 소지자로 전락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위조된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시도했다.

권 대표는 1991년생으로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경제학과로 진학했다.
졸업 직후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지난 2015년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 2018년에는 테라폼랩스를 창업했고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를 발행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전까지만 해도 권 대표는 가상자산 업계 주요 인물로 국내외 언론의 주목받았다. 때문에 그에게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 '젊은 천재', '비트코인 고래'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실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는 한때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3위 규모에 달했다. 권 대표는 지난 2019년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에 꼽히기도 했다. 테라와 연동됐던 루나의 가격이 118달러까지 오르며 그를 추종하는 '루나틱(LUNATIC)'이라는 팬덤이 형성됐다.

권 대표를 몰락하게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이 발행한 '테라'와 '루나' 때문이다. 지난해 5월께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발생했다. 일주일 만에 100% 폭락한 테라와 루나는 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됐다. 시가총액은 52조원이 날갔으며 현재 피해자만 28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어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부활시킨 '여의도 저승사자' 서울 남부지검 내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호 수사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범죄 혐의자가 됐다.

국내에서 조사가 시작되자 권 대표는 도피를 선택했다. 머물고 있던 싱가포르를 떠나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피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검경은 지난해 9월 26일 권 대표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10월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권 대표에 대한 '여권반납 명령 통지서 송달불능'도 공시했다. 이는 권 대표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조치다. 지난해 11월 2일에는 권 대표의 여권이 무효화됐다. 여권이 무효화되면서 권 대표는 불법 체류자가 됐다.

또 지난해 10월에 검찰은 권 대표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아울러 미국 금융당국도 지난 2월 권 대표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권 대표는 세르비아에서 비트코인을 대거 빼돌려 현금화한 사실도 발각된 바 있다. 미국의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권 대표는 세르비아에서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현금화한 뒤 이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2만46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000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권 대표는 위조여권 소지자로 등장했다. 세르비아 인근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건을 이용해 두바이로 다시 출국하려다가 이번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한편 권 대표와 함께 검거된 한창준씨는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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