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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中企…농구단·합창단·밴드 만들어 고용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4 05:00

수정 2023.03.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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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애인 264만5000명…전체 국민의 5.1% 장애인의무고용 참여 저조, 10명 중 3명 취업  코웨이, 장애인 농구단·합창단 운영 지원 앞장 바디프랜드, 장애인 밴드 연주자로 14명 고용 "우리 사회 당당한 구성원 되도록 기업 나서야"
최근 장애인 고용 및 지원에 나서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코웨이 휠체어 농구단 소속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 /코웨이 제공
최근 장애인 고용 및 지원에 나서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코웨이 휠체어 농구단 소속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 /코웨이 제공
[파이낸셜뉴스]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된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장애인 10명 중 3명 정도만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들이 장애인 지원과 고용 확대를 통해 장애인과의 동반 성장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2021년 말 기준)은 264만5000명으로 전체 국민 중 5.1%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인 셈이다.
특히 10명 중 9명은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를 가지게 됐다.

장애인고용제도 30년 지나도 유명무실

정부는 지난 1991년 장애인 고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만들었다. 관련 제도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인 기업은 장애인을 전체 근로자 중 3.4% 이상 고용해야 한다. 고용률을 미달할 경우 고용부담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관련 제도가 30년 이상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장애인 경제 활동 참가율은 2021년 말 기준으로 37.3%, 고용률은 34.6%로 나타났다. 장애인 10명 중 3명 정도만 고용이 된 셈이다. 여기에 고용률은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하면서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했다.

이렇듯 장애인 고용이 이슈가 되면서 정부에서도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 발전방안 수립을 위한 추진단을 발족했다. 이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도 더불어 잘살기 위한 경제자립기반 강화'를 목표로 직업재활시설 운영과 장애인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총 4만9000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추진단은 △직업재활 전반 및 지원체계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지원사업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및 판매시설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일자리 사업 등 5개 분과로 나눠 3개월 간 논의한다. 이를 통해 오는 6월 중 장애인 직업재활 발전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농구단·합창단·콘서트 등 채용 나서

이에 따라 중견·중소기업들이 장애인 지원과 고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애인 스포츠 선수와 예술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코웨이가 지난해 5월 창단한 휠체어농구단이 대표적이다.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은 국내 6개 휠체어농구 실업팀 중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유일한 팀이다.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은 임찬규 단장, 김영무 감독 등 3명의 코치진과 11명의 선수 등 총 14명이 활동 중이다.

특히 코웨이는 휠체어농구단 선수 전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운동 용품과 훈련 장소 등을 일체 지원한다. 이렇듯 코웨이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결과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은 지난해 12월 열린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면서 창단 첫해 챔피언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코웨이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물빛소리 합창단' 창단을 통해 장애 예술인 활동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음악 전공자와 뮤지컬 배우 등 왕성한 활동 중인 중증 시각장애 예술인을 고용한 뒤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바디프랜드 역시 장애인 고용을 통해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24일 서울 도곡타워 본사에서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과 함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힐링·소통 프로젝트인 '이음 콘서트'를 열었다. 이음 콘서트에는 '토닥토닥 앙상블' 밴드 소속 연주자들이 공연을 진행했다. 특히 토닥토닥 앙상블 밴드 연주자들은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 소속인 동시에 바디프랜드가 직접 고용한 직원들이다. 바디프랜드는 2021년 3월 이후 현재까지 아트위캔 소속 장애인 연주자를 총 14명 고용했다.

이음 콘서트는 음악 감상뿐 아니라 임직원들이 보낸 사연과 신청곡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콘서트 일주일 전 회사 생활을 하며 감동을 받은 일과 감사하는 마음, 위로가 필요한 직원에 보내는 응원 등 메시지를 신청곡과 함께 응모하면 행사 당일 공개된다. 바디프랜드는 이음 콘서트를 앞으로 매달 열어 회사 문화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코웨이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고용과 지원에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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