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공화, 의회 안팎에 中 견제 강조 "긴박감을 느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1 15:05

수정 2023.03.01 15:05

공화당이 주도하는 美 하원, 하루에 4개 위원회 회동 열고 中 대책 논의
中과 경쟁은 "실존적 투쟁" 강조, "긴박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공화 대선 주자 자처한 트럼프 "4년 걸쳐 中 제품 수입 중단"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원에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의 첫 청문회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은 우리 적이 아니다'라고 적은 팻말을 든 시위대가 경비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AP뉴시스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원에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의 첫 청문회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은 우리 적이 아니다'라고 적은 팻말을 든 시위대가 경비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루에 4번이나 원내 위원회 회동을 열고 중국 견제 방안을 논의했다. 동시에 공화당 대선 주자를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는 더욱 강력한 반(反) 중국 정책을 약속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적대행위'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응을 점검했다. 공화당의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텍사스주)은 이날 청문회 발언에서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제재 대상 기업에 기술이 넘어가도록 방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해 1·4분기 동안 미 상무부 산업안전국(BIS)이 중국 제재 대상 기업에 대한 기술 수출을 승인한 규모가 230억달러(약 30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매콜은 같은 기간 상무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신청의 8%만을 거부했다면서 "이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날 하원 금융위원회도 회의를 열고 중국을 압박하는 여러 법안을 통과시켰다. 금융위는 중국 당국자와 가족이 미국 금융기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만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을 지지하며, IMF가 중국에 환율 정책 관련 투명성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는 법안 등을 처리했다. 또한 이날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도 공개청문회를 열어 중국과 경쟁이 미국의 연구개발에 미친 영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가장 강력하게 중국을 규탄한 위원회는 올해 118대 미 의회에서 처음 설립된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였다. 특별위원회는 가장 시청률이 높은 오후 7시에 첫 공개 청문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위의 위원장을 맡은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위스콘신주)은 청문회에서 "우리는 '전략 경쟁'이라고 칭할 수 있지만, 이것은 예의를 차리는 테니스 경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1세기 우리 삶이 어떻게 될지를 결정하는 실존적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갤러거는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공산당이 인권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전체주의 감시 사회가 도래하지 않도록 여야가 힘을 합쳐 "긴박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하원의원(일리노이주)은 중국의 위구르족 학살, 대만 등 이웃 국가에 대한 군사적 위협,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는 경제·무역 정책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냉전"이나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안정적인 평화"를 원한다면서도 미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공격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중국의 미국 기술 탈취, 화웨이 및 틱톡을 이용한 중국의 감시 위험, 중국의 군사력 증강, 중국의 마약성 진통제(펜타닐) 공급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반도체 등의 첨단 기술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올해 2월에 미국에서 격추된 중국의 정찰 풍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청문회에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대중국 강경파인 매슈 포틴저 전 부보좌관이 출석했다. 맥매스터는 중국 정찰풍선을 두고 "여러 면에서 막대한 간첩 행위 노력을 보여준다"라며 그 맥락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저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의 비서 출신이자 지금은 인권활동가로 활동하는 퉁이도 출석했다. 그는 미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으면서 중국 공산당이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청문회에 출석한 스콧 폴 미국제조업연맹(AAM) 회장은 과거 미 지도부가 자국 노동자와 혁신, 국가안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성토는 의회 밖에서도 이어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공화당에서 가장 먼저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홈페이지에 '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 통상계획'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트럼프는 "바이든은 미 제조업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 산업의 심장을 찢어놓은 친중적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4개년 계획을 세워 전자 제품부터 철강, 의약품까지 필수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미 회사가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막고 중국이 미국을 사들이는 것을 차단하는 새 규칙도 채택할 것"이라면서 "중국에 하청을 주는 기업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와 계약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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