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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열병식에 신형 '고체 연료 ICBM' 등장…"핵공격능력 과시"(종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16:23

수정 2023.02.09 16:29

딸 김주애·리설주도 참석, 김정은 열병식 현장서 연설은 없어
총 4기, 바퀴 18개짜리 이동식 발사대 차량에 발사관 실려 등장
北 열병식에 등장한 新무기… 고체연료 ICBM '모형'일 수도
'괴물 ICBM' 화성-17형도 10여기 포착… "작전배치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9일 조선중앙통신은 8일 저녁 야간에 북한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벌인 열병식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ICBM과 함께 고체연료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무기가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열병식 식전행사는 어제 8일 저녁 오후 8시30분경 시작했으며 본 행사는 9시30~10시30분을 조금 넘는 시간까지 마무리되어 식전행사를 포함해 모두 2시간 남짓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한미 정보당국은 어제(8일) 열병식에 대해 북한의 공개보도를 포함해 각종 자료를 종합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무기의 시험발사 등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과의 공조 아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통신은 열병식에서 "전술미싸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싸일 종대들이 광장으로 진입하였다"며 "강위력한 전쟁억제력, 반격능력을 과시하며 굽이쳐가는 전술핵운용부대 종대들의 진군은 무비의 기세로 충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끝없는 자부와 긍지에 넘친 관중들의 환호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열병광장에 공화국 국방력의 변혁적인 발전상과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격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종대들이 등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통신은 또 "우리의 정규무력은 제국주의 폭제를 완벽하게 제압분쇄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비축한 최강의 실체"라며 핵무기를 지칭해 절대적 무기라고 과시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오직 수령의 명령만을 받들어 언제든 자기의 전략적 사명에 충직할 림전태세로 충만되여 있는 전략미싸일 부대 전투원들의 도도한 기상이 광장으로 대하를 이뤘다"고도 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8일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됐다"며 현장 사진을 상세히 공개했다.

이번 열병식에선 '화성-17형' ICBM 및 이동식발사차량(TEL)도 10기 이상 관측됐다.

특히 TEL 차량 가운데 국방색 얼룩무늬 도장을 한 원통형 신형 발사관(캐니스터)을 탑재한 채 한 측면에 9개씩 모두 18개 바퀴를 달고 나온 '9축 18형'이 관측됐다.

이 같은 미사일이 총 4기 포착됐으며, 각각 571~574의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4월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 열병식에선 공개된 TEL은 한 측면에 8개씩 모두 16개 바퀴를 달고 나온 '8축 16형'을 선보인 바 있다.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이번에 등장시킨 것이 고체연료 기반 신형 ICBM이라면 신속한 연료 탑재가 가능하고, 액체연료와 달리 연료 탑재 후에도 장기간 보관하는 게 가능해 발사 징후 등을 사전에 포착하기가 어렵다.

그동안 북한이 개발해온 '화성' 계열 ICBM엔 액체연료 엔진이 적용돼 있어 연료 주입 등 발사 준비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미의 감시·정찰자산이 북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단서가 됐다.

북한은 그동안 고체연료 엔진 ICBM 개발을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하나로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엔 이외에도 일부 형상이 변경이 된 신형 전차와 152㎜ 자주포, 240㎜ 방사포, 유도 방사포, 4연장 전술지대지유도탄(KTSSM)급 단거리지대지미사일, 5연장 순항미사일, 차륜형 발사대에 실린 2연장 '이스칸데르'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도 포착됐다.

전술미사일과 장거리순항미사일 등을 핵심 무기체계로 운용한다고 알려진 '전술핵운용부대'와 '제191지휘정보여단' 등의 신설 부대도 공개됐다.

특히 소형화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 핵전력으로 분류되는 '초대형 방사포'(KN-25)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등 전략전술 탄도미사일이 대거 등장했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급 추력(140톤포스·tf)의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29~30일쯤에도 함경남도 함주군 소재 마군포 로켓엔진시험장 수평시험대에서 엔진 연소시험을 진행한 정황이 상업용 인공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신형 고체연료기반 ICBM에 대해선 불과 2개월 이내 개발을 완료, 열병식에 등장한 정황에 비추어 실물 모형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화성-17형이 다수 등장한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작전 배치에 필요한 최소 규모의 ICBM을 확보했을 가능성과 중국의 지원이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전날 건군절 기념연회에선 인민군 장성을 대상으로 연설했지만, 이날 열병식에선 병력과 각종 군 장비를 사열하면서 연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열대인 주석단에는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을 연상케 하는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처 리설주, 딸 김주애를 대동한 채 등장했다.

통신도 이날 열병식에 김덕훈 내각총리, 리병철·리영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이 등단했다며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 리일환·김재룡·전현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은 리설주 여사와 '존경하는 자제분(김주애)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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