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꼰대문화 바꾼다… 전담조직 두고 MZ와 소통 늘리는 기업들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31 18:09

수정 2022.05.31 18:09

MZ세대 직원 비중 확대에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행보
MBTI 등 MZ와 눈높이 소통
CEO부터 사원까지 ‘님’ 호칭
"유연한 조직서 업무효율 올라"
꼰대문화 바꾼다… 전담조직 두고 MZ와 소통 늘리는 기업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의 비중이 높아진 기업들이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성격유형검사(MBTI) 실시부터 기업문화를 전담하는 전담조직 신설까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이 실행되고 있다. 전체 직원에서 MZ세대의 비중이 늘면서 소통의 중요성이 커진데다가 창의력과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업무 환경 등을 강화하기 위해 파격적인 프로그램 및 제도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평적 조직문화 강화 잰걸음

5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대한통운은 전체 구성원의 60%를 차지하는 MZ세대와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주요 임원진을 대상으로 성격유형검사(MBTI)를 실시했다. MBTI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특성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은 임원진의 MBTI 검사를 바탕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구성원들과 소통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코칭북도 지급했다.
또한 전 임직원들 대상으로 '사무실 내 없어져야 할 꼰대문화 톱9'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이외에도 기성세대 임직원들과 MZ세대 임직원들이 가면과 음성변조기로 신원을 숨기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심정을 밝히고 토론하는 '세대공감 토크쇼 대통썰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으로 세대간 인식과 차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돼 회사 내부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코웨이도 자유로운 소통 문화와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내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월례조회를 대신한 온라인 사내방송 '코웨이 뉴스'를 신설했다. 코웨이 뉴스는 월 1회 회사의 주요 정보를 전달하고 임직원이 궁금해하는 소식을 안내하는 사내채널 방송 프로그램이다. 또 최고경영자(CEO)부터 사원까지 내부 직원간 '님' 호칭을 사용하면서 수평적인 조직문화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님' 사용 문화가 잘 정착되도록 하기 위해 주요 임원에게 '님'자가 써진 후드 집업을 제작해 배포하고, 님 호칭 문화 공모전을 열었다.

아울러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피씨 오프(PC-OFF) 제도 △초등학교 입학 휴가 △임신기간 단축 근무 △신입사원 코웨이 데이 △임직원 자녀 과학캠프 등의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에 4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유연한 문화가 곧 기업 경쟁력

세라젬은 최근 대대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기업문화 전담 조직 '조직문화팀'을 신설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건전한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하기 위해 조직문화팀을 만들었다"며 "현재 교육지원팀, 인사팀 등 다양한 부서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젬은 조직문화팀 신설 이후 구성원들이 직접 조직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취지의 사내 캠페인 '위메이크', 전국 각지의 임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일일 방송 프로그램 '세바시(세라젬을 바꾸는 시간)'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발전적 조직문화를 위해 경영진과 임직원간 소통하는 기회도 늘리고 있다. 세라젬은 경영진과 임직원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분기마다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실무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를 출범해 경영진과 사내 현안·정책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다. 더불어 익명으로 임직원들의 고충이나 아이디어를 건의할 수 있는 통합 웹사이트 '세라톡톡'도 리뉴얼 오픈했다.

기업들이 잇달아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배경에는 기업 구성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곧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47개사를 대상으로 '조직 문화 유연화'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의 99.5%가 조직문화가 유연해지면 '업무 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원 잠재력은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발휘된다.
직원의 마음을 얻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며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점차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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