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폴란드 국경지대에 유모차·방한복·장난감 '방치'...우크라 피난민 돕기 줄이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0 04:45

수정 2022.03.10 04:45

[파이낸셜뉴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7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남부의 프셰미실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위해 플루트로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AP뉴시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7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남부의 프셰미실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위해 플루트로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접경지대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낯선 이들이 접경 지대에 나타나 유모차, 겨울용 외투, 장난감 등을 남겨 두고 떠나고 있는 것이다.

힘겹게 전장을 탈출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위한 배려다.

CNN은 9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수백만 피난민들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을 달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피난민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국경지대에 남겨 두고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차역 주변에 유모차가 빼곡히 늘어서 있고, 기저귀부터 속옷, 담요 등이 담겨 있는 카트들 역시 기차역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난민들은 약 200만명이다. 아이들도 수십만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으로 피난하고 있지만 주로 서부 접경지대인 폴란드로 빠져나가고 있다.

대개 수일에 걸친 험한 피난길 뒤에 이들은 거의 맨 몸으로 폴란드에 도착한다.

빈 손으로 도착한 피난민들을 반겨 주는 것은 유모차, 캐리어, 점퍼, 장난감, 동물인형, 기저귀부터 고령자들을 위한 걷기 보조기구 등 다양하다.

또 노란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 수십명들이 다양한 언어로 피난민들을 안내한다.

물적 지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피난민들의 용기를 북돋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흔드는 이들도 있고, 유럽 곳곳에서 이들에게 차량편을 제공하기 위해 몰려든 운전자들도 있다.

한편 피난민들의 통행로 확보를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매번 깨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민간인 희생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남부 마리우폴 시 관계자들은 러시아 침공 뒤 지금까지 마리오폴에서만 시민 약 1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러시아 침공 초 수일 간 집중 포화를 받은 곳으로 1주일 가까이 포위돼 있다.

9일에는 도심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의 폭격을 맞아 소아병동 등이 폐허가 됐고, 최소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병원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을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