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서도 날선 발언..이준석 "억까" vs 나경원 "말 조심하라"

이준석-나경원, '막말 논쟁'으로 거친 공방
주호영 "가시 돋힌 설전 불편..얼른 관계 좋아지길"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오른쪽부터), 주호영, 조경태, 이준석, 홍문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6.11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에서도 '막말 논쟁'으로 서로를 향한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다. 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이 후보와 나 후보는 9일 KBS 주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거칠게 맞붙었다.

먼저 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막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이번 전대를 치르면서 당 대표의 무게, 당 대표 자리에 요구되는 덕목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이 후보가 이번 전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본인은 방송 패널로서 있으면서 한번도 설화가 없었다고 했지만, 패널 언어와 당 대표 자리에 요구되는 언어는 다르다"며 "전대에서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써도 되는 언어가 있고 안되는 언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나 후보가 제가 '망상'이라는 말을 해서 '장애인 비하'라고 말한 건 오히려 나 후보가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 것 같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이럴 때 '억까'라고 한다. 억지로 까려는 것"이라며 "이것도 막말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자꾸 억까를 하시면 안된다"고 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다시 한번 나 후보에 반격했다.

이 후보는 "'망상'이 장애인 비하라고 할 수 있나. 막말 논란을 왜 자꾸 꺼내시는지 모르겠다"며 따져 물었고, 나 후보는 "당 대표 언어의 무게는 굉장히 중요하다. 스스로 조심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계셨을 때 썼던 단어를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재반박했다. 앞서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과거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 발언이 막말이라고 비판 한 바 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원내대표를 거치며 이미 그런 싸움을 경험한 저로서는 당 대표로서 말의 무게가 중요하단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중진들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게 바로 그런 것이다.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젠더 논쟁도 경험하면서 저를 여성 혐오자라 낙인 찍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제가 여성 혐오의 말을 한 것이 없다"며 "음주운전을 했으나 음주를 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두 후보의 거친 설전에 다른 후보들은 우려를 표했다.

주호영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나경원, 이준석 후보의 가시 돋힌 설전을 보는 것이 불편했다"며 "전대를 마치고 나면 얼른 (관계가) 좋아지고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문표 후보는 "아무리 우리가 내부적으로 치고받았다고 해도 소중한 자산으로 지켜봐달라. 정책 없는 전당대회로 진행된 점은 아쉽다"면서 "우리가 뭉치고 힘을 합치면 내년 3월9일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조경태 후보도 "우리가 함께 싸우지 않고 통합해내면 얼마든지 반드시 정권을 다시 되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mail]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