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양체츠 中 정치국원, 방한 배경과 의미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7 17:50

수정 2020.08.18 08:16

시진핑 방한 일정 논의 외에도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등 거론할듯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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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사진)이 이르면 이번 주 한국을 이례적으로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 논의가 우선 거론되지만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니라 그가 발탁된 점 △2018년에도 비공개로 한국을 찾아 양국 현안을 논의한 점 △현재 미중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점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다른 다양한 목적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서울의 코로나19 확산 추세로 인해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한·중 외교통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이 방한할 경우 연내로 추진되고 있는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 주석 일정 논의만으로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원 25명 중 한명인 양제츠 정치국원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2014년 7월 시 주석의 방한 때는 양제츠 정치국원이 아니라, 통상적인 외교라인인 왕이 외교부장이 한 달 보름여 전에 미리 공개적으로 한국을 찾아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동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이 방한은 이와 별도로 지난 2018년 7월에 있었다. 비공개로 진행됐고 회의 결과 역시 발표되지 않았다. 양국 정부는 방한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양국 현안에 대한 원활한 대화를 가졌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었다.

주요 언론들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등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선에서 그쳤다.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과 논의 내용은 그만큼 극비리에 이뤄졌다는 의미다.

양제츠 정치국원이 방한할 경우 상대할 인물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라인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된 점도 다양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 외교부 장관, 양제츠 정치국원은 국가안보실장이 카운터파트"라고 설명했다. 2014년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2018년 양제츠 정치국원은 국가안보실장 등과 회동했다.

따라서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은 시 주석의 일정 외에 한중과 관련된 현재 정세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 미중갈등 속에 우호국이 필요한 중국과 한국의 입장 등을 중국이 예민하게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해 서방세계와 곳곳에서 충돌을 벌이고 있는 만큼 외교라인 지도부의 일정을 감안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지난 2주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33명에 달하는 등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변수다. 이럴 경우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한은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 소식통은 그의 방한 의미와 일정 등을 묻는 질문에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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