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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용역 몸싸움… 장위4구역 내홍 격화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9 18:14

수정 2020.06.09 18:14

사업비 증액 갈등에 조합장 해임
서류 정리때 용역 고용하며 충돌
사업 지연되는 새 주변시세 2배 뛰어
입예협 "임원진 빨리 꾸려 사업 속도"
지난 5월28일 장위4구역 해임총회를 앞두고 조합 사무실 진입을 막는 용역업체와 조합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28일 장위4구역 해임총회를 앞두고 조합 사무실 진입을 막는 용역업체와 조합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성북구 장위4구역이 용역업체 직원들과 조합원들이 사무실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를 하는 등 심한 내홍을 겪고있다. 조합원들은 서울시청, 성북구청, 종암경찰서, 국토교통부 등에 민원을 넣으며 현재 상황을 알리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4구역 재개발조합 입주예정자협의회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 달 28일 조합장의 해임총회를 가결했다.

이에 조합장과 조합임원 8명의 직무가 정지됐지만 조합장 측에서 조합 사무실의 조합 운영에 관련된 서류를 회수하기 위해 용역업체를 고용하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조합원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해임총회 당일에도 용역업체 직원들과 조합원들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비리의혹이 제기된 조합임원들이 모두 과반 의결로 해임됐으나, 전 조합 집행부가 이에 승복하지 않고 해임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내는 등 저항이 거세다. 현재 조합원들은 입예협을 필두로 임원선출 임시총회를 서두르고 있으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예협 관계자는 "현재는 용역이 철수했지만 그동안 지속적인 고성 협박과 욕설 위협을 받아 힘들었다"면서 "조합 사무실의 비리입증 자료가 유출되거나 증거가 인멸될 것을 걱정해 지금까지 순번을 정해 24시간 철야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비 증가 등 조합 내홍 커져

장위4구역은 성북구 화랑로37길 51(장위동) 일원 15만3501㎡에 지하 3층~지상 31층 공동주택 31개동 2840가구(임대 484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공급하는 사업이다. 2017년 3월 2일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그해 8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6호선 돌곶이역, 1·6호선 석계역이 인접한 더블역세권으로 출퇴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설도로 진입이 쉬워 강북 최고의 교통허브 아파트 단지가 될 예정이다. 장위뉴타운 중 입지도 좋고 규모도 제일 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철거 지연과 사업비 등을 둘러싸고 조합과 조합원들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미이주 가구와 종교시설 등으로 인해 철거가 지연됐고 올해 역시 조합장 해임 등의 이슈로 내홍이 커지면서 사업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계약 내용 변경, 공사비 증액 등을 통해 정비사업비를 약 900억원 가량 증액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는 전체 사업비 1조990억원의 약 8% 수준이다. 조합원들은 시공사에 공사비 선지급, 정비기반시설 공사비 무단증액, 계약내용 변경 등이 불합리한 항목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조합원들은 입주예정자협의회를 구성하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기 위한 설문조사를 추진했다. 이후 해임총회 서면결의서를 받은 후 조합장을 해임했다. 또 협력업체 선정시 일반경쟁이 아닌 제한입찰경쟁으로 진행하고, 종교시설 매각 시 특정업체 밀어주기 등 업무상 배임, 도시정비법 위반, 업무방해 등으로 조합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더불어 입예협은 장위4구역이 비리와 폭력사태로 물들어 사업 진행이 힘든 상황이지만 서울시, 성북구청, 종암경찰서 등이 본인 소관이 아니라며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조합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집단민원을 넣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오지 않은 상태다.

입예협은 "경찰들이 용역과 대치할 때는 손을 놓고 있더니 대치가 끝난 후 영장청구 없이 사무실을 방문해 CCTV 영상을 압수해갔다"면서 "건설사와 경찰 간의 유착에 관해서도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위뉴타운, 하반기부터 사업 본격화

현재 장위뉴타운은 2008년 총 15개 구역으로 지정됐다가 5개 구역이 해제됐고 10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인 15구역까지 포함하면 가구 수가 1만7000여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개 구역 중 광운대 인근 4곳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2구역 장위뉴타운 꿈의숲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513가구 규모로 2017년 입주했다. 전용 84㎡ 기준 10억3000만원대로 입주 시 5억9000만원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6월 입주한 1구역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는 전용 84㎡가 10억5000만~11억원 선이다.
5구역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는 입주 전임에도 전용 84㎡가 10억4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장위뉴타운 최대 단지인 장위4구역이 본격 분양하면 나머지 구역도 사업이 진행되면 인근 길음뉴타운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장위4구역 입예협은 "하루빨리 새 임원진을 꾸려서 조합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분양에 나서겠다"면서 "사업지연으로 인한 금융비용이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만큼 사업 속도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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