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급 많은 한국기업 취업이 꿈" 베트남 TOPIK 응시자 급증[현장르포]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0 16:56

수정 2019.12.10 20:57

한국어 배우기 열풍 부는 호찌민
중등학교 2곳서 정규과목 채택
  교육원 "제2외국어로 승격준비" 
  한국학부 운영하는 호찌민대학
  경제·사회분야까지 폭넓게 교육
"韓정부, 교수진 지원해줬으면"
지난 5일 방문한 베트남 호치민 시 투득고에서 학생들이 한국인 선생님의 발음에 맞춰 한국어를 따라 하고 있다. 투득고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어강좌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유범 기자
지난 5일 방문한 베트남 호치민 시 투득고에서 학생들이 한국인 선생님의 발음에 맞춰 한국어를 따라 하고 있다. 투득고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어강좌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유범 기자
【 호치민(베트남)=이유범 기자】인천공항에서 5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베트남 호치민 시. 베트남이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핵심으로 자리잡아가면서, 베트남의 경제중심인 호치민도 주목받고 있다. 이 곳에서 확인한 한국어 열기는 뜨거웠다.
기존에 알려진 K-POP의 영향외에 현지 한국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히면서, 한국어의 위상은 날로 커지는 모습이다.

■베트남 제2외국어 승격 준비 중

지난 5일 가장 먼저 방문한 교육부 부설 호치민 한국어교육원(이하 교육원). 호치민총영사관 별관에 위치한 이 곳은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교육원이 설립된 것은 지난 2013년 2월로 불과 6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원이 맡고 있는 역할은 시설의 규모와는 별개였다. 교육원은 한국어보급, 한국어능력시험(TOPIK) 관리, 유학생 유치 지원, 국제교육교류 등의 역할을 맡는다. 교육원에 따르면 호치민시에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생은 올해 1만5754명으로, 작년(1만2478명)보다는 26% 늘었고 재작년(8495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가 됐다.

고지형 호치민 한국어교육원장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베트남 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며 "토픽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한류외에 베트남 내 한국학과의 졸업 기준이자 한국유학 및 한국 기업 취직 등이 유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지 한국기업에 취직할 경우 베트남 기업에 취업하는 것과 비교할 때 연봉을 2배이상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한국어는 베트남에서 제2외국어로 채택돼 시범운영 중이다. 호치민과 하노이 등 각각 두 곳씩 4개 중등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한국어를 채택했다. 베트남 제1외국어는 필수로 선택해 배워야 하는데, 영어·러시아어·일본어·중국어·불어다. 제2외국어는 자율적으로 선택해 배울 수 있는 언어로, 제2외국어 언어에 대해 독일어와 한국어가 2023년까지 시범교육 대상으로 포함됐다.

고 원장은 "일본어는 10년동안 시범운영을 거쳐 제 2외국어가 된 후 2016년 제 1외국어로 승격했다"며 "한국어도 베트남이 정한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학교현장 내 뜨거운 한국어 열풍

교육원에서 버스로 40여분 떨어진 투득고 한국어교실을 찾았다. 경기도의 지원으로 스마트 교실로 구며진 교실에서 3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인 선생님의 강의 아래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교실에서 학생들은 스마트 스크린에 표시된 한글을 선생님의 발음에 맞춰 따라하고 있었다. 투득고는 지난 2016년 한국어를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개설했으며, 2017년 220명이 선택했고, 올해는 385명까지 지원 학생이 늘어난 상태다. 다만 지원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교실이 1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추가 지원이 필요해 보였다.

다음날 방문한 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인사대)은 베트남 내 손꼽히는 명문대학 중 하나로 한국학부를 운영중이다. 한국학부는 단순히 한국어를 넘어 한국의 경제, 문화, 사회 등을 가르친다. 한국학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수능이라는 '입학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어야만 입학이 가능하다.

다만 인사대 한국학부 학생이 약 720명인데 현재 일하는 강사는 23명에 불과하다. 강사 1명이 학생 30여명을 담당하는 셈이어서 인사대 자체 기준(교원 1명당 학생 20명)을 넘는다.
강사 대부분이 박사급이 아닌 석사급인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이글 개선하기 위해 인사대는 내년에 한국학부 석·박사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지만 교수진 충원은 불가피해 보였다.
팜 딴 하 호치민 인사대 부총장은 "교수진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한국정부가 교수진 충원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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