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환자로, 의사로, 가족으로… 홀로 무대를 채우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2 17:09

수정 2019.12.02 17:09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장기이식을 소재로 한 작품
1인 다역 소화하는 배우 손상규
"물리적 생과 사를 다루기보다는
살아있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
환자로, 의사로, 가족으로… 홀로 무대를 채우다
"고시공부를 하던 중 친구 초대로 연극을 보러갔어요. 나와 같이 법학을 전공하다 연극영화과에 다시 입학한 친구였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다 문득 자문했죠. 내가 저렇게 살아 숨 쉰 적이 언제지?"

프랑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모노극으로 풀어낸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오는 12월 13~21일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한국 초연된다. 장기이식을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배우 손상규(사진)는 우연히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된 법대생 시절을 떠올렸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물리적인 생과 사를 다룬다기보다 사람마다 다른, 어떤 살아있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본이 아주 따뜻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냉정하지도 않았죠. 장기이식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삶이 모두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손상규는 이번 연극에서 19세 청년의 심장이 50세 여성의 몸에 이식되는 하루 동안,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장기 이식 수혜자 등 각각의 인물과 그들을 관통하는 서술자 역을 맡아 홀로 무대를 책임진다. 그는 지난 2017년 배우 손숙·이호재·예수정·하성광과 함께 1인 즉흥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 무대에 오른바 있다.


그는 "많은 연습량에 의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 역할도 해야 해 까다롭다"고 부연했다. 손상규는 2011년부터 연극판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 멤버다.
팀의 일원으로 공동 창작을 즐기며 때로는 온전히 배우로서 무대에 서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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