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러 잇는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 개통…"美 중심 질서에 대안 제시"(종합)

뉴시스

입력 2019.12.02 15:11

수정 2019.12.02 15:11

가스 수출 막힌 러시아-對美 의존도 낮추는 중국 "美에 각개전투 벌이던 중-러,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브라질리아=신화/뉴시스】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약 3000㎞ 길이의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이 2일 개통된다. 사진은 지난 달 1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2019.12.02.
【브라질리아=신화/뉴시스】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약 3000㎞ 길이의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이 2일 개통된다. 사진은 지난 달 1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2019.12.0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약 3000㎞ 길이의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이 2일 개통된다.

타스통신은 이날 가스관 개통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TV 화상연결을 통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서 시작된 이 가스관을 통해 향후 30년간 매년 38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중국 북동부 산업 중심지역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당초 '시베리아의 힘'은 12월20일 가동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작업이 더 빨리 마무리되며 개통 시기가 앞당겨졌다.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는 2014년 5월 가스 판매 및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국이 이번 프로젝트에 들인 금액은 550억달러(약 65조원)가 넘어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프로젝트'라며 '미국과 각개전투를 벌이던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물리적 유대 관계를 조성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전직 미국중앙정보부(CIA) 에너지 분석관이었던 에리카 다운스는 WSJ에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대안이 있다는 메시지의 전달이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경제적, 전략적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위기를 맞았다. 중국은 석탄 중심의 에너지 소비 구조 개혁에 나선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연설에서 "중국은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그런 자원을 갖고 있다"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동반자 관계이며 앞으로도 계될 것이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에게 러시아 천연가스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체재 역할을 한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LNG에 10% 관세를 매기기 전까지 미국의 대중 가스 수출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5월 관세 수준이 25%까지 상승하며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에너지 협력은 패권 경쟁으로 인해 손을 잡지 못하던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의 잠재력을 확대시켰다는 데 또 하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내년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 수입국이 된다. 2024년에는 세계 가스 수요 증가량의 40%를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중국의 가스 수요 10%를 바로 러시아가 충당한다는 내용의 IEA 보고서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양국은 몰골을 지나는 또다른 가스관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카네기연구소 모스크바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인 알렉산드르 가부예프는 "에너지 협력은 더 광범위한 지정학적 동맹의 상징"이라며 "이는 경제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러시아와 중국이 윈윈(win-win)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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