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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보다 ‘테라’… 위스키 대신 막걸리에 취했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1 17:53

수정 2019.12.01 17:53

국내 주류시장, 토종 브랜드 강세
불매운동에 日 맥주 판매량 감소
테라, 3분기 매출 2분기의 2배
카스도 2분기 만에 매출 1000억↑
젊은층 입맛 사로잡은 막걸리
연평균 13%씩 급성장 추세
위스키 수입은 점점 줄어들어
‘아사히’보다 ‘테라’… 위스키 대신 막걸리에 취했다
주류시장에서 토종이 강세다.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는 철퇴는 맞았고 경기불황으로 수입 위스키 시장은 궤멸 수순이다. 반면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와 '진로이즈백'은 올해 술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고 가성비 술의 대명사인 국산 막걸리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출시된 하이트진로 '테라'는 2·4분기만 해도 국내 소매점 매출이 349억원에 불과했으나 3·4분기에는 866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아사히'는 2·4분기 455억원에서 3·4분기에 139억원으로 3분의 1 가량 떨어졌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가 거의 수입되지 않고 있는 상황도 '테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는 약 4500만원 어치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 가까이 줄었다.

일본맥주 불매운동의 수혜는 대부분 제품이 골고루 가져갔다. '카스후레쉬'도 1·4분기 소매점 매출액 2645억원에서 3525억원으로 2분기만에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소주 시장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진로이즈백'을 표방하고 나선 하이트진로가 뉴트로 콘셉트로 선보인 '진로' 소주가 돌풍을 일으켰다. 하이트진로 소주 판매량 내 '진로'의 비중은 올해 5%에서 내년에는 1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와 롯데주류도 발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OB라거' 신제품은 지난 1952년부터 시작한 OB 브랜드의 정통성을 부각하기 위해 곰 캐릭터와 복고풍 글씨체를 적용했다. 롯데주류는 저도주로 나온 '진로'에 맞서기 위해 최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내리기로 했다. '클라우드' 맥주의 첫 모델인 전지현과 계약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위스키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2만1028t이 수입된 위스키는 지난해 절반인 1만t 대로 떨어졌다. 수입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와 페리노리카는 상시 구조조정중이다. 국내 위스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는 내년 6월부터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 '임페리얼'로 잘 알려진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올 초 임페리얼 영업권 및 판권을 매각했다.

위스키 제품의 가격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윈저'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임페리얼'의 판권을 산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임페리얼'의 가격을 지난 8월 15% 내렸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에게만 지나치게 고가에 위스키를 팔아, 이익을 남겨왔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국산 막걸리는 젊은층의 인기를 끌면서 최근 2년새 연평균 13%씩 급성장세다.
지평주조(지평막걸리)는 지난 10월에 이미 전년 매출(16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약 110억원)보다 50.9% 증가한 규모다.
올해 목표 매출 250억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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