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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막지마" 여야 공방…'필리버스터'카드에 정국 대혼돈(종합)

뉴스1

입력 2019.11.29 18:21

수정 2019.11.29 18:21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다 취재진과 엉키고 있다.2019.11.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다 취재진과 엉키고 있다.2019.11.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한 채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2019.11.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한 채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2019.11.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이형진 기자,이우연 기자 = 자유한국당이 29일 유치원 3법, 공직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카드를 꺼내들며 정국이 대혼돈에 빠졌다.

필리버스터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등을 놓고 여야간 날선 대립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본회의 개의가 사실상 무산되며 이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정기국회 핵심·민생 법안 처리 지연을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확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진뒤 기자들과 만나 "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는 200여 건의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필리버스터(로 저지할) 법안에 앞서서 민식이법 등(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우선 통과시킬 것"을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서 제일 먼저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식이법을 통과시킨 다음에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거론한 것이 갈등 격화의 불씨가 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방문하려 의장실을 향한 나 원내대표와 충돌했다.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의원은 나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다 취재진과 뒤엉켰다.

이 의원은 또 나 원내대표에게 "웃어요?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피가 있고 눈물이 있냐. 이 법을 통과 안시키면 살인자"라고 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도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반박하는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에서 "오늘 처리될 법안 중에는 국민들을 위한 민생법안이 대부분이었다"이라며 "민생법안들에 필리버스터를 해서 통과 못 시키게 하겠다는 건 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것과 같은 일"이라며 한국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한국당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뒤 기자간담회를 재차 열고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필리버스터를 할 권한을 보장해 달라고 했다"며 "당연히 소수당에 보장된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민생법안 처리를 못하겠다고 한다"며 "그래놓고 (한국당) 규탄대회를 했다는데, 이런 적반하장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을 둘러싸고 "민식이법 발목잡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민생법안 시급하다 민주당은 들어와라" 등 구호를 외치는 등 사실상 농성을 펼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물론 정의당, 대안신당(가칭) 등도 한국당을 일제히 비판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행태는 국정을 마비시키는 헌정파괴 수준의 거대야당의 횡포"라며 "유치원3법을 좌절시키기 위해 한국당 스스로 합의한 무쟁점 민생법안까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청년기본법과 민식이법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렇게 국회를 마비시킬꺼면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회를 마비시켜 놓고, 비난이 쏟아지니 민식이법을 입에 담는다"며 "그 법은 중간에 통과시키고, 다른 법안만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현행 국회법(국회선진화법)상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3분의1(현재 99명)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돼, 108명의 의석을 가진 한국당 의원들의 동참만으로도 실시 할 수 있다.

그러나 원내 제1당인 민주당 등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이날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전제조건인 안건 상정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필리버스터 자체를 시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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