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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발전기금 2000억 누가 굴릴까[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0 17:23

수정 2019.11.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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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OCIO 경쟁 치열
수수료 낮지만 서울대 상징성 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자산 운용
재단법인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의 위탁운용기관(OCIO) 선정을 둘러싼 금융투자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성과보수는 낮지만 서울대 자금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 발전기금은 오는 26일 오전 10시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OCIO 선정을 위한 입찰을 한다.

OCIO는 서울대 발전기금의 보통재산을 배분받아 내년부터 2025년 말까지 시장 환경에 맞게 자산을 운용한다. 서울대 발전기금이 위탁할 자금 규모는 6월 말 기준 약 2000억원이다. 추정가격(추정보수율)은 6bp(0.060%포인트, 1bp=0.01%포인트)에 불과하다.
통상 OCIO들에 대한 수수료가 15bp인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다.

OCIO 후보군으로는 NH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력하게 꼽힌다. 모두 기존 기관들의 OCIO를 맡아온 곳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수익률 문제로 후보군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자금으로 지난해 7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연계형 상품에 584억원을 투자, 476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손실율이 81.6%에 달한다.

그 대신 최근 OCIO사업 강화를 모색 중인 KB증권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KB증권은 업계 최초로 국내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EMP 솔루션'을 발간했고, 홀세일부문에서 OCIO사업 중심의 조직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가 OCIO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금형 퇴직연금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연기금 투자풀과 고용·산재보험기금, 주택도시기금 등의 주요 기금의 총 규모는 약 100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기금형 퇴직연금이 추가되면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 규모가 2050년까지 20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OCIO시장 진출은 현재 시장 규모가 아닌 앞으로의 운용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채권,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만 운영하던 기관이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전문성을 갖춘 기관에 자금을 위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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